[권혜림기자] 할리우드 원조 액션 스타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김지운 감독의 독특한 작업 스타일에 대해 입을 열었다.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파크볼륨에서 열린 영화 '라스트스탠드(Last Stand)' 기자회견에 참석한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김지운 감독의 작업 스타일이 좋다"며 "마스터샷을 찍고 등장 인물들과 가깝게 촬영한 뒤 하나의 인물, 예를 들면 내가 연기한 오웬스에 집중해 계속 내 얼굴로 다가오는 식"이라고 그의 작업 방식을 설명했다.
슈왈제네거는 "얼굴을 클로즈업한 뒤 연기를 지시하는데, '마지막 테이크였겠지' 했을 때조차 더 가까이 다가오더라"며 "'눈에서 많은 슬픔을 보여주세요' 하는 식으로 디렉팅을 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아까 미소를 띨 때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그 생각을 반영하는 미소를 보여달라고 요청하는 등 제 머릿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끌어내는 세심한 연출을 하는 감독"이라고 김지운만의 작업 방식을 언급했다. "마치 정신과 의사가 상대의 심리를 파악해 무언가를 끄집어내는듯한 작업"이라며 "다른 감독과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멋진 연출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슈왈제네거는 김지운을 비롯해 한국의 박찬욱, 봉준호 감독이 할리우드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을 짚기도 했다. 그는 "할리우드는 늘 새로운 감독을 찾고 있다"며 "새로운 스타일과 비전을 가진 인물을 찾는데, 아시아에서 이미 굉장히 유명한 감독이었던 김지운 역시 그런 인물이어서 할리우드가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에서 작업한 다른 두 한국 감독들도 같은 맥락에서 일을 하게 된 것 같다"며 "영화는 글로벌한 작업이다. 감독의 출신 배경이 오스트리아건 남아공이건 프랑스건 재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할리우드가 한국의 감독들을 발견,기용, 영화들을 제작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며 "할리우드는 한국이든 세계 어디서든 재능 있는 감독을 발굴해 활용할 것"이라고도 생각을 알렸다.
김지운과 의사 소통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물론 능력있는 통역사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김지운이 열정적으로 실제로 연기를 보여주면서 설명했다"며 "스턴트 역시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보여주며 연출을 했고 직접 계단에서 구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라스트 스탠드'의 주연 배우로 10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슈왈제네거는 1980년대 액션 영화 '코만도' '코난' '터미네이터' 등을 비롯해 SF 영화 '토탈리콜'과 코미디 '유치원에 간 사나이' 등 장르를 넘나들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바 있다.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스탠드'는 헬기보다 빠른 튜닝 수퍼카를 타고 멕시코 국경을 향해 질주하는 마약왕과 그를 막아내야 하는 작은 국경 마을 보안관 사이에 벌어지는 혈투를 다룬다. 오는 21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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