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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 "위기 의식이 있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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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기자] 삼성 라이온즈 우완 배영수가 피칭 스타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배영수는 14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 위치한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 등판,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성의 이번 전훈캠프 첫번째 연습경기였으며, 배영수에게도 첫 실전 피칭이었다. 경기 후 배영수는 "내 스스로 느끼기에 공이 좋았다”고 말했다.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배영수는 첫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이어 배트가 부러지는 유격수 땅볼에 이어 투수앞 땅볼로 간단하게 1이닝을 마쳤다. 포심패스트볼 최고시속은 141km를 기록했다. 허삼영 전력분석 과장은 "시기와 첫 등판임을 감안하면 좋은 구속"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날 배영수는 달라진 피칭폼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배영수는 "본래 내 폼은 던질 때 하체 움직임이 빠른 편이었다. 그래서 예전부터 폼이 역동적이라는 얘기를 듣곤 했다. 지금은 왼쪽 다리를 더 높게 들어올린다. 하체를 움직이는 동작이 약간 느려졌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2년 전부터 이와 같은 변화를 조금씩 진행해왔고 최근엔 김태한 투수코치의 도움을 받으며 수정된 피칭폼에 적응한 상태다.

배영수는 "원래 갖고 있던 폼은 와일드한 강점이 있지만 대신 힘이 떨어지는 날에는 제구력이 나쁜 단점이 있다. 지금은 다리를 더 들고 천천히 중심이동을 하면서 컨트롤 미스를 줄이고 공의 회전수를 늘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정규시즌이 시작되면 옛 피칭폼과 새로운 피칭폼을 섞어서 던지겠다고 했다. 등판 당일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배영수는 지난해 12승8패, 방어율 3.21을 기록하며 7년만의 두자리 승수로 명예를 회복했다. 2009년에 1승12패를 기록하며 처절하게 무너졌던 걸 기억하는 팬들은 배영수의 ‘컴백’을 매우 반갑게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또다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일까. 배영수는 투구 스타일 변신에 대해 "나이가 들어갈수록 거기에 맞게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생도 그렇고 야구도 그렇다. 평생 위기에 대처하고 준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 만 32세인 나는 2007년 수술 이후 이미 구속 저하를 겪었다. 30대 후반의 나는 투수로서 더 힘이 떨어질 것이다. 그러니 경기 운영 능력을 미리 준비하고픈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팔꿈치 수술 이후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신적으로 얻은 수확도 컸다는 얘기였다. 배영수는 "삼성전자가 초일류 기업인데도 항상 위기라고 말하지 않는가. 위기의식이 있어야 발전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오준의 이탈로 투수 최고참이 된 배영수는 "김태한 코치님으로부터 항상 긴장하면서 위기라는 단어를 의식하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작년에 10승 이상 거뒀지만 올해 더 잘하고 싶다"고 했다. 흥미로운 발언도 덧붙였다. 배영수는 "많은 분들이 여전히 내 구속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생각해보면 현재 한국프로야구에서 나보다 직구 평균 구속이 빠른 사람이 몇 명이나 있나. 나보다 스피드 느린 투수들도 정말 많다. 구속 얘기는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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