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젊어진 마운드가 독수리 군단의 비상을 이끌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의 투수 유망주들이 연습경기를 통해 하나씩 베일을 벗고 있다.
올 시즌 한화 마운드는 젊은피들의 경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박찬호의 은퇴로 마운드의 구심점을 잃은 한화는 젊은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신임 김응용 감독도 신인들을 과감히 기용하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투수들의 면면도 타구단에 비해 확실히 젊은 편이다. 조지훈, 김강래, 이충호, 김종수, 송창현 등 신인들만 무려 5명이다. 이는 처음 1군리그에 진입하는 NC를 제외한 기존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치. 이태양, 임기영, 이상우, 박건우 등 입단 2~3년차 투수들도 많이 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1군 선수로 성장한 안승민, 유창식 역시 젊은 축에 속한다. 안승민은 2010년, 유창식은 2011년 입단했다. 캠프에 참가한 25명의 한화 투수들 가운데 베테랑이라 할 만한 투수는 박정진, 마일영, 김광수, 김일엽 정도. 젊은 투수들을 키우려는 김 감독의 의지를 확실히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는 다른 팀에 비해 빨리 실전 훈련에 돌입했다. 지난달 31일과 2일 두 차례 자체 홍백전에 이어 5일에는 일본 주니치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실전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테스트해 보려는 김 감독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세 번의 연습경기에서 신인급 투수들 위주로 마운드를 꾸렸다. 장성호와의 맞트레이드로 큰 관심을 모았던 송창현은 세 경기에 모두 등판했고, 조지훈, 이태양, 임기영, 김종수, 이충호도 두 차례씩 등판해 테스트를 받았다.
이들 중 송창현과 조지훈, 이태양이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송창현은 김 감독이 직접 눈여겨 봤다가 트레이드에 관여한 선수. 조지훈은 올 시즌 한화의 1순위 지명 신인이다. 이태양은 신장이 190㎝로 좋은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연습경기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송창현은 주니치전에서 집중 3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을 기록했지만, 두 차례의 자체 홍백전에서는 4이닝 1실점 호투했다. 이태양은 홍백전 선발로 나와 3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주니치전에서는 2.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조지훈 역시 홍백전 선발로 나와 3이닝 1실점 호투 뒤 주니치를 상대로도 1.2이닝을 실점 없이 버텼다.
올 시즌 한화의 선발진은 바티스타와 이브랜드 두 외국인투수에 김혁민, 유창식, 송창식 등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하지만 두 명의 외국인과 김혁민 외에는 확실히 굳어진 자리는 없다. 신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는 셈이다. 김 감독 역시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인들을 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는 최근 5년 동안 한 번도 가을잔치 초대장을 손에 넣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최하위에 그쳤다. 올 시즌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못하다. 에이스였던 류현진까지 떠났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수밖에 없다. 젊은피들이 경연을 펼칠 마운드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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