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구계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축구 대권에 뛰어들었다 1차 투표에서 낙선한 김석한(59) 전 중등연맹 회장, 윤상현(51) 새누리당 의원의 얼굴은 의외로 밝았다.
이들은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3 대한축구협회 대의원총회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대의원(산하연맹 8명, 시도축구협회장 16명) 24명 중 각각 6표와 3표를 받아 낙선했다. 1차 투표 상위 두 명이 치른 결선 투표에서는 정몽규(51)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허승표(66) 피플웍스 회장을 15대9로 누르고 새로운 축구협회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의외의 선전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1차 투표에서 6표를 받아낸 김석한 회장의 돌풍은 상당했다. 김 회장은 조중연 현 회장의 지원을 받아 막판 선거전의 큰 변수로 작용했다.
김 회장은 "치열한 선거전이었다"라고 자평한 뒤 "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과 누가 되더라도 선거 제도 개혁을 하자고 합의했다. 모두 현실에 공감했다"라고 전했다.
직접 타 후보자들과의 모임도 제안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오는 2월 7일 정몽규 당선자와 나머지 세 후보가 다시 모이기로 했다. 진정한 축구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자고 제안했다"라며 "선거가 끝났으니 축구계가 하나로 뭉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기대했다.
정몽규 신임 축구협회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는 '화합'을 꼽았다. 김 회장은 "축구 발전을 위해서는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한다. 양 갈래로 갈라진 축구계가 뭉치도록 해야 한다. 모든 공약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내가 최선을 다하겠다. 나는 중간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선거에 진저리가 난 듯 "축구계가 '아사리'판일 줄은 몰랐다. 대의원 제도는 확실히 개혁되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의원들이 축구 발전에 대한 관심은 없고 돈만 밝힌다. 영국은 382명의 대의원이 회장을 뽑는다. 밀실, 폐쇄주의를 뿌리 뽑아야 한다"라고 강력하게 현재의 협회장 선거 제도를 비판했다.
심지어 윤 의원은 "축구협회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접 나와 관리를 해야 한다"라며 쉽지 않은 선거전이었음을 토로한 뒤 "앞으로 국회에서 스포츠 비리 근절 법안 등을 만들겠다. 차기 회장에는 출마하지 않겠다. 축구협회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감사 등으로 힘을 보태겠다"라고 강력하게 성토했다.
한편, 결선에서 낙선한 허승표 회장은 충격의 여파가 컸는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는 지난 1997년, 2009년에 이어 세 번째 대권에 도전했지만 또 다시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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