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 축구의 영광에 빼놓을 수 없는 '영웅' 이영표(36, 밴쿠버 화이트캡스). 그는 한국 축구에 수많은 환희를 선사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달성한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이영표는 중심에 있었다. 공격수들보다 주목을 덜 받는 수비수, 풀백 자리였지만 이영표는 그 어느 선수보다 환한 빛을 냈다.
이영표가 전한 환희는 월드컵, 국가대표팀에서만 머무르지 않았다. 축구의 대륙, 그것도 축구 종가 잉글랜드 무대에서 이영표는 한국인 축구 선수로서의 위상을 뽐냈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을 거쳐 200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입성한 이영표는 2008년까지 잉글랜드 무대를 활발히 누볐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도 한국인 수비수가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을 이영표가 증명한 것이다. 이영표는 잉글랜드에서도 인정받는 풀백으로 군림했다. 잉글랜드에서의 활약이 이영표의 가치를 더욱 높였고 동시에 한국 축구의 위상도 올라갈 수 있었다.
전성기가 지난 이영표, 현재 유럽을 떠난 이영표다. 그래서 한국 축구는 항상 기다려왔다. 제 2의 이영표, 이영표의 후계자가 등장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이영표는 너무 대단했기에 그의 후계자는 쉽게 등장하지 않았다. 또 유럽 무대는 대부분 공격수들과 미드필더들이 진출했다. 수비수의 유럽 진출 벽은 그만큼 높았다.
오래 기다린 만큼 결실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이영표의 후계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제 2의 이영표'가 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선수가 세상에 나올 준비하고 있다. 바로 윤석영이다.
윤석영은 전남 드래곤즈 유스 출신으로 전남의 붙박이 주전 수비수였다. 그리고 2012년 큰 날개를 달았다. 런던 올림픽에 나서 부동의 주전으로 군림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A대표팀에서도 승선했다. 이제는 A대표팀에서도 왼쪽 풀백 자리는 윤석영의 자리가 됐다.
윤석영의 폭풍 성장. 자연스럽게 제 2의 이영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리고 24일. 윤석영은 이영표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 결정적 요건을 갖추게 됐다. 유럽 진출이다. 그것도 축구 종가 잉글랜드로 입성한다.
윤석영의 행선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다. 박지성의 소속팀이기도 하다. 전남과 QPR은 윤석영 이적에 합의를 했고 윤석영은 메디컬 테스트를 실시한 후 정식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잉글랜드 입성에 성공한 윤석영. 자연스레 이영표를 떠올리게 된다. 모든 이들이 윤석영이 이영표가 걸었던 길로 가기를 바라고 있다. 이영표가 잉글랜드 무대를 누볐던 것처럼, 이영표가 유럽에서 인정받았던 것처럼 윤석영이 이영표처럼 활약하는 상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영은 "이영표 선배님는 너무나 존경하는 선배다. 수비, 공격, 성실성, 컨트롤 등 배울 점이 너무 많은 선배님이시다. 그런데 이런 선배님의 후계자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다. 큰 영광이다. 하지만 후계자라는 소리가 듣기는 좋지만 아직 나는 많이 부족하다. 이영표 선배님은 따라갈 수 없는 선수다. 하지만 따라가도록 노력하려고 한다"며 이영표의 길을 걷겠다는 다부진 다짐을 한 바 있다.
한국 프로축구에서의 비상, 국제 대회에서의 영광, A대표팀에서의 존재감, 잉글랜드 무대 입성, 한국을 대표하는 왼쪽 풀백이라는 것까지 이영표와 윤석영은 닮았다. 그렇기에 윤석영의 미래도 이영표의 과거와 닮기를 바란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