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기성용(24, 스완지시티)이 점점 골과 가까워지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더 이상 주전 여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입지도 확실하게 구축했다.
기성용은 20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스완지의 리버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스토크시티와의 홈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시즌 3호 도움을 기록했다. 팀은 3-1로 이겼다.
이날 기성용은 데 구즈만의 짝으로 나서 중앙을 지켰다. 구즈만이 공격 진영까지 적극 침투하며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면 기성용은 제자리를 지키면서 효율적인 패스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세트피스에서는 신장을 이용해 스토크시티의 수비진을 교란했다.
특히 수비 사이로 찔러주는 침투 패스를 여러 차례 보여줬다. 강약을 조절한 패스는 일품이었다. 특히 전반 31분, 33분 앙헬 랑헬에게 두 차례 침투패스로 상대 수비진의 균형을 깨뜨렸다. 랑헬의 결정력이 좋았다면 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중원의 기성용이 제 자리를 잡으면서 스완지도 선 굵은 스토크시티의 플레이에 우위를 보였다. 전반 점유율이 58%-42%로 앞선 데는 기성용의 공간 장악이 있었다. 욕심을 버리고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기성용으로 인해 스완지의 공수 균형은 일정한 간격으로 유지됐다.
날카로운 패스는 후반 4분에 빛났다. 벤 데이비스가 아크 정면을 향해 침투하는 것을 본 기성용은 정확한 타이밍으로 패스를 했다. 뒤에서 들어오는 패스를 잡은 데이비스는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리고 골망을 흔들었다. 데이비스의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이기도 했다.
선제골 이후 기성용의 패스의 질은 더욱 좋아졌다. 패스 성공률이 94%가 되는 등 순도 높은 플레이로 스완지의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확실히 했다. 사실상 기성용이 촘촘한 스토크의 수비를 깬 셈이다.
이후 스완지의 공격이 쉽게 풀렸다는 점을 상기하면 그의 패스 한 번은 이날 경기의 분수령이나 마찬가지였다. 후반 30분 이후에는 좀 더 공격적으로 전진 배치됐다. 영국의 종합지 데일리 메일은 "자리를 지키던 기성용이 올라오면서 스완지의 공격은 더 극대화됐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기성용은 올 시즌 초반 런던 올림픽 후유증으로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듯 했다. 그러나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의 배려와 기성용 특유의 승리욕이 발동하면서 빠르게 팀에 적응했고 미드필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체력을 비축하면서 선발로 나선 경기의 대부분은 풀타임으로 소화하는 정신력을 발휘중이다.
영국의 대중지 스카이스포츠는 이날 기성용의 플레이에 대해 '너무 관여가 적었다(Too little involved)'라며 다소 인색한 평점 6점을 부여했다. 하지만, 패스성공률이 팀 내 1위였고 첫 골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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