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이강철 수석코치는 지난해 10월 KIA 타이거즈를 떠나 새로운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넥센 새 사령탑에 오른 염경엽 감독의 요청으로 광주를 떠나 서울로 왔다.
이 코치는 최상덕 투수코치와 함께 올 시즌 넥센 마운드의 영점을 잡는데 가장 큰 신경을 쓰고 있다. 넥센은 지난 시즌 팀 평균 자책점이 3.83으로 5위였다. 그런대로 준수한 편이었는데 사사구 숫자는 압도적으로 많았다.
8개 팀들 중에서 볼넷(535개)과 몸에 맞는 공(74개)이 모두 1위에 올랐다.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따라서 올 시즌에도 사사구 숫자를 줄이는 게 마운드의 우선 과제가 됐다.
염 감독과 이 코치를 포함한 넥센 코칭스태프는 시즌이 끝난 뒤 선수들과 함께 마무리훈련 캠프를 다녀왔다. 이 코치가 일본에서 치른 마무리훈련에서 가장 눈여겨 본 선수는 투수 한현희와 장효훈이다.
이 코치는 한현희가 공을 던지는 자세를 봤다. 상체만 이용해서 투구하고 있었다. 곧바로 한가지를 지적했다. 그래서 이 코치는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이용해서 공을 던지라고 주문했다.
투구폼을 처음부터 끝까지 교정한 건 아니지만 한현희는 처음에는 괴로워했다. 평소 잘 사용하지 않은 근육을 동원해 투구를 하기란 쉽지 않은 일. 이 코치는 "(한)현희도 어색해하더니 차츰 시간이 지나니까 '훨씬 더 편하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 코치가 투구 요령을 먼저 알려준 건 스프링캠프부터 본격적으로 전력 투구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코치는 "편하게 투구를 하는게 가장 먼저"라고 강조했다. 김병현에게 이야기 한 부분과 같은 맥락이다.
이 코치는 "젊은 투수들이 가장 먼저 묻는 말이 있다"고 했다. 바로 구속과 관한 질문이다. 이 코치는 "스피드를 먼저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세게 던질 수 있냐'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 부분"이라면서 "제구력과 무브먼트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 코치는 "팀에 와서 보니 현희는 팔이 엎어져서 던지는 스타일"이라며 "허리를 사용해 몸보다 팔이 조금은 늦게 앞으로 나온다는 느낌으로 던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현희는 마무리캠프 후 이 코치의 지적대로 밸런스와 제구력을 잡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이 코치는 기대주로 꼽히고 있는 장효훈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그는 "(장)효훈이는 좌우로 크게 벗어나는 공이 많았다"며 "마무리훈련을 거치면서 가장 좋아진 투수를 꼽으라면 단연 효훈이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고 했다. 그만큼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다.
염 감독도 장효훈에 대해 "선발진에 들어가서도 제몫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고 이 코치 역시 "제구만 잡힌다면 정말 대단한 투수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고 칭찬했다.
이 코치는 "팀의 마무리는 정해져있기 때문에 선발진 다음으로 셋업맨 구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현희와 장효훈이 코칭스태프 바람대로 제구력을 다듬는다면 탄탄한 마운드 전력을 꾸릴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한편 이 코치는 김수경 불펜코치 그리고 투수 8명과 함께 지난 9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부상이 있는 선수들의 재활을 겸해 선발대로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장소인 애리조나에 먼저 갔다. 이 코치는 "현희와 효훈이는 올 시즌을 지켜봐도 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