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자유로우면서도 경계인이었던 '인민루니' 정대세(29)가 수원 삼성에 입단해 본격적인 K리거로서의 출발을 알렸다.
정대세는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수원 삼성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 북한, 일본 등 세 나라를 모두 경험하게 된 그를 보기 위해 CNN, NHK, 아사히, 알 자리라 등 유수의 외신들도 회견장을 메웠다. 취재 열기로 따지면 국가대표 감독 선임 또는 박지성의 국가대표 은퇴 기자회견과 맞먹었다.
정대세의 앞으로 일거수 일투족은 K리그 개막 때까지 계속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장에서 "JYJ의 김재중과 친하다. 콘서트를 보러 가고 싶다"라며 정형화된 틀을 깨는 발언을 한 것이 좋은 예다. 보통의 선수들이 팀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고 어떤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정도의 말로 입단 회견을 마무리하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정대세의 말 한 마디의 파급력은 클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버지가 한국, 어머니가 조선 적(籍)이고 그는 북한대표팀을 경험한 '자이니치(在日)'라는 배경도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스토리 풍부한 정대세의 존재 자체는 스토리 있는 K리그를 만드는데 힘을 쏟는 수원 입장에서는 최고의 재료인 셈이다.
수원은 정대세와 연봉 4억원에 3년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미 정대세로 인한 홍보 효과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지난 8일 입국 때부터 로이터 등 외신이 등장한 것이 이상 열기의 징조였고 이날 입단 기자회견 분위기는 그에 대한 관심을 충분히 대변한 것이다. 전 세계에 수원 유니폼을 입은 정대세 사진이나 영상이 전파된 것만으로도 그를 영입한 효과는 톡톡히 누렸다고 볼 수 있다.
수원 관계자는 "서정원 감독이 부임하면서 연간 회원권에 대한 문의가 상당히 늘었는데 정대세까지 합류하면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연간권 판매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일부 팬들은 자비로 수원의 전지훈련 캠프를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괌보다는 2차 전훈지인 일본 오키나와가 주로 타깃이 되고 있다. 전지훈련 투어 상품 판매를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 수원 관계자는 "아직 계획은 없지만 여론을 지켜본 뒤 결정할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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