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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 출발 김병현 "이제 본격적으로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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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준기자] "충분히 쉬었어요." 김병현(넥센)은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지난해 국내 무대에 돌아왔다. 그런데 김병현은 복귀전을 시즌 개막 후 시간이 꽤 지나서야 뒤늦게 치렀다. 공백기에 대한 넥센 코칭스태프의 배려도 있었고, 김병현도 이른 등판을 소화할 몸 상태가 아니었다. 김병현은 넥센 유니폼을 입은 뒤 마음 속으로 한 가지 과제를 풀자고 다짐했다.

예전에 던지던 그런 투구폼을 찾고 마운드에서 좀 더 편하게 공을 뿌리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선발, 중간을 왔다갔다했고 시즌 중반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화도 났고, 국내 그라운드로 돌아온 이유가 있었는데 '지금 내가 뭐하고 있을까?'라는 자책도 많이 했다.

김병현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운동을 잘 하지 않았다"고 스스럼 없이 이야기했다. 운동을 쉰 이유는 있었다. 그는 넥센의 2012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사고를 당했다. 경기가 끝나고 그라운드에 나오는 순간 코치와 부딪히는 바람에 어깨 쪽에 무리가 갔다. 김병현은 "의도하지 않은, 정말 황당한 부상"이라고 했다. 그래서 동료들이 마무리훈련과 자율훈련을 하는 동안 어깨 재활에 매달렸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상태가 좋지 않았던 무릎에 대한 치료도 함께 했다.

김병현은 "스프링캠프에 가서는 본격적으로 공를 던져야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무대를 두루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가진 그는 언제부터 본격적인 투구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컨디션을 끌어 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올해는 뭔가 보여줘야 할 김병현에게 이강철 수석코치가 팀에 새로 합류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이 수석코치는 김병현의 고교선배이자 현역 시절 같은 유형의 투구폼으로 명투수 반열에 올랐던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김병현은 "이 코치님은 지금 다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져도 될 정도"라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그만큼 이 수석코치의 투구 밸런스와 자세는 안정적이라는 의미다. 김병현은 팀의 마무리훈련을 함께 하지 않았지만 이 수석코치를 따로 만나 조언을 듣기도 했다.

김병현은 "좋지 않은 폼, 그리고 부상원인 등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며 "지난해 좋지 않았던 기억을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다. 이 수석코치는 김병현에게 볼 배합과 경기 운영뿐 아니라 잊어버린 투구감각에 대한 얘기를 해줬다.

김병현은 "사실 그런 감을 찾기 위해서 2011년 일본으로 갔었다"고 했다. 김병현은 이 수석코치와 대화를 통해 '마음이라도 후련해졌다'고 표현했다. 겉으로 드러낼 수 없던 마음의 짐을 이제는 어느 정도 덜어냈다는 의미다.

김병현은 올 시즌 자신의 투구 목표를 '밸런스'라고 정의했다. 전성기 때 보여준 뱀같은 직구의 위력은 잠시 접어뒀다. 구속이 중요하지는 않다고 했다. 이유는 좀 더 많은 이닝을 던지기 위해서다.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역시 올 시즌 김병현이 팀의 선발 한 축을 담당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구속이라는 건 공을 처음 던질 때 그 순간이라고 본다"며 "스피드건에 찍히는 수치가 아니라 타석에 선 타자들이 느끼는 볼 끝의 힘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김병현이 예를 든 선수는 정대현(롯데)이다. 구속은 빠른 편이 아니지만 타자들은 정대현을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로 여긴다. 종속이 좋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단순하게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임창용 형처럼 팔을 좀 더 위로 하고 던지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병현은 지난 9일 마정길, 심수창, 손승락, 문성현, 김성태, 이보근, 신명수 등 동료 투수들과 함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로 먼저 출국했다. 전지훈련 선발대인 셈이다. 이 수석코치와 김수경 불펜코치가 선수들과 동행했다. 지난해 김병현은 국내 귀국일정 등과 맞물려 전지훈련지에 늦게 도착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애리조나로 먼저 가 일찍 담금질을 시작한다. 2013시즌 김병현에게 다시 기대를 걸 수 있는 이유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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