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아버지 덕분에 야구 의지가 살아났다."
LG에서 방출된 투수 민경수(32)가 SK서 새 출발을 한다. 2011년 11월 LG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고, 1년 동안 야인 생활을 하다 2012년 말 입단 테스트를 거쳐 SK에 둥지를 틀었다. 민경수는 "새 출발을 앞두고 기대가 크다"며 기뻐했다.
충암고와 경성대 졸업 후 2004년 LG에 입단한 민경수는 프로 통산 148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 21홀드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했다. 군 제대 후 2010년 복귀해 몸을 빨리 끌어 올리려다 의욕이 앞서 어깨 부상을 당했고 결국 LG에서 방출됐다.
무적 신분이던 지난해에는 미국 진출에도 도전했다. 야구육성 사관학교를 운영 중인 최익성을 만나 미네소타와 볼티모어 트라이아웃까지 참가했으나 아쉽게 입단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다시 생각을 바꿔 SK 입단을 결심했다.
민경수는 "SK는 재활 시스템도 좋고, 무엇보다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저력이 있는 팀"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민경수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문학구장에서 재활 훈련을 해왔고,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한다.
민경수가 SK에서 달게 될 등번호는 124번. 90번대 번호가 남아 있었지만, 민경수는 구단 관계자에게 부탁해 124번이라는 특별한 번호를 갖게 됐다.
"아버지 생신이 10월 24일이다. 이제 아버지를 위해 뛰겠다." 지난해 갑자기 뇌경색 증상을 보여 응급실에 실려간 아버지를 보며 민경수는 가슴을 쳤다. 아버지의 희생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팀에서 방출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민경수는 "지금까지는 아버지가 내 보호자였는데 이제 내가 아버지의 보호자다. 아버지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야구 의지도 살아났다"고 전했다.
방출 후에도 꾸준히 훈련을 이어온 덕분에 몸 상태는 최상이다. 민경수는 "캠프에서 내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 실력과 자신감이 있다면 성적은 당연히 따라온다고 믿는다"며 "모든 결과에 관한 책임은 마운드에 있는 내가 진다. 이제 핑계는 없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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