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신시내티 레즈가 연봉조정 대상 선수들과 다년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FA를 1년 앞둔 추신수 계약 문제와 맞물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MLB닷컴은 4일(한국시간) 신시내티가 투수진의 두 기둥인 맷 라토스, 호머 베일리와 장기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터 자케티 단장은 "이들과의 다년 계약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했다. 다년 계약을 추진하되 여의치않으면 1년씩 계약할 수 있다. 우리는 장기 계약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현재 신시내티의 연봉조정 대상은 이들과 추신수를 포함해 모두 7명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클리블랜드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추신수는 신시내티가 반드시 다년 계약으로 묶어야 할 선수다. 추신수를 확보하기 위해 드루 스텁스라는 핵심 유망주를 클리블랜드에 내준 만큼 추신수를 1년만 활용한 뒤 떠나보낸다면 이만저만 손실이 아니다.
그러나 추신수와 장기계약이 쉬운 것도 아니다. 우선 몸값 출혈이 크다.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가운데 올스타에 준하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 추신수와 직접 비교가 가능한 선수가 LA 다저스의 외야수 안드레 이디어다. 이디어는 지난 시즌 타율 2할8푼4리 20홈런 89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 3할5푼1리에 장타율 4할6푼을 올렸다. 추신수의 지난해 성적과 큰 차이가 없다.
추신수는 155경기에 출전한 지난해 타율 2할8푼3리 16홈런 67타점 도루 21개를 기록했다. 출루율 3할7푼3리에 장타율 4할4푼1리를 마크했다. 이디어와 추신수의 OPS는 각각 8할1푼2리와 8할1푼5리로 대동소이하다. 1982년생인 이들은 올해 31세로 나이도 같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이디어는 지난해 6월 다저스와 5년 8천50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연평균 1천700만달러를 확보했다. 이 금액은 추신수를 붙잡기 위한 신시내티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추신수 계약을 위해선 연평균 1천500만∼1천800만달러에 5년 이상 다년 계약이 필요한 셈이다. 올해 신시내티 최고 연봉자인 1루수 조이 보토의 1천900만달러에 이은 팀내 2위에 해당하는 돈이다. 월드시리즈 우승후보로 꼽히지만 시장이 크지 않고, 재정 능력이 뛰어난 편이 아닌 신시내티로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 신시내티는 지난해 연봉총액 7천600만달러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1위에 불과했다. 추신수 한 명에게만 연봉총액의 20∼25%를 지출하기엔 출혈이 커진다.
여기에 추신수의 대리인 스캇 보라스의 존재도 걸림돌이다. FA 시장의 신봉자인 보라스는 웬만해선 계약 만료 이전에 원 소속팀과 재계약하는 법이 없다. 가능하면 시장에서 최대한 몸값을 높인 뒤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과 계약한다. 신시내티가 어떤 좋은 조건을 내놓더라도 그는 FA 시장이 열리기 전에는 추신수 계약을 차일피일 미룰 공산이 크다.
결국 신시내티와 추신수의 협상은 시즌 내내 지루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겨울 포스팅시스템으로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 계약 때도 그랬듯이 보라스는 신시내티의 연락을 애써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시즌 막바지에 가서야 재계약 여부, 다시 말해 신시내티 잔류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시내티도 추신수를 트레이드할 당시 다년 계약을 확신하지는 못하는 편이었다. 다만 1990년 이후 23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호기를 잡았다는 점에서 타선 강화를 위해 추신수 영입을 결심했다. 1년 뒤 추신수를 빼앗길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감안하고 단행한 거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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