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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판 MBC 예능, '연예대상'의 씁쓸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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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기자] 바야흐로 시상식의 계절이 돌아왔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그간의 공로를 치하하는 '축제'다.

그러나 연말 잔치를 앞두고 MBC 예능은 마냥 웃을 수 없다. 참담했던 성적표는 차치 하고서라도 각종 프로그램 폐지로 '살얼음판' 분위기다.

이번 달에만 '엄마가 뭐길래' '최강연승 퀴즈쇼 Q' '놀러와' '승부의 신' 등 4개의 예능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폐지 과정 자체가 코미디다.

출연진 변화와 포맷 변경 등을 꾀하며 시청률 반등을 노리던 '승부의 신'이 이를 제대로 보여주기도 전에 폐지됐고, 사측의 편성 시간 변경 등으로 혼란을 겪었던 '엄마가 뭐길래'도 안정기에 접어들기 전에 폐지됐다. 매서운 칼날은 '국민MC' 유재석도 피하지 못 했다.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 '놀러와'가 8년 만에 비극적으로 막 내리게 됐고, 박명수와 아이유가 출연하던 '최강연승 퀴즈쇼'도 내년 초 폐지된다.

고위층의 지시로 인한 '일방통행' 폐지다.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출연진도, 제작진도 폐지를 몰랐다가 통보를 받고서야 당혹스러워 했다. 의욕이 컸던 만큼 허탈해 했고 분통을 터트렸다. 시청자들도 분노했고, 폐지 반대의 목소리를 냈지만 폐지 번복은 없다. 이유는 단 하나, 시청률 때문이다. 김재철 사장의 '시청률 일등주의'를 만족시키지 못 했다. 내부에서는 시청률 희생양이 더 나올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그 어느 해보다 살벌하고, 시청자들의 눈총마저 따가운 가운데 'MBC 연예대상'이 열린다. 예능인들의 잔치였으며, 웃음이 넘쳤던 'MBC 연예대상'이 올해도 화기애애할 수 있을까. 도대체 누구에게 상이 돌아갈 것이며, 상을 받은 예능인들은 웃을 수 있을까.

올해 MBC 예능은 성적도 참담했다. 지난 1월 시작해 7월까지 이어진 노조파업의 여파가 컸다.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은 24주간 장기 결방했고, '일밤-나는가수다2'는 기대 이하의 시청률로 '일밤'을 살리진 못 했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한동안 침체에 빠졌었고, '놀러와'는 폐지됐다. 그나마 '라디오스타'만이 MBC 예능의 자존심을 살렸을 뿐이다.

매년 '연예대상'의 대상 후보 1순위인 유재석. 'MBC연예대상'에서도 예외 없이 후보 1순위다. 위기도 있었다. '무한도전'이 MBC 노조 파업으로 장기간 결방됐고, 멤버 하차 문제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유재석의 리더십은 더욱 빛났다. 스스로 책임감과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던 유재석이지만 멤버들을 껴안고 다독이면서 '리더'의 역할을 공고히 했고, 시청자들의 신뢰도 높였다.

그러나 '무한도전'으로 상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8년 간 진행해오던 '놀러와'의 폐지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을 터. 그간 유재석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놀러와'의 위기를 이야기 하면서도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2인자'였던 박명수도 이번에는 강력한 대상 후보다. 'MBC 가족'이라 불려도 될만큼 수많은 MBC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 했고,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무한도전'에서 큰 형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으며, 지난 4월 시작한 '나는가수다2'에서는 MC를 맡아 노래하는 가수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편안한 분위기와 웃음을 만들었다. MBC가 3년 만에 부활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에 빠지다'에 합류, 힘을 실어주고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러나 아이유, 손범수와 함께 진행하던 '최강연승 퀴즈쇼Q'가 폐지 철퇴를 맞으면서 마냥 웃을 수 없게 됐다.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대상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 침체에 빠졌던 MBC 예능의 자존심을 살린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무릎팍도사'가 폐지되면서 독립 방송을 하게 된 '라디오스타'는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서 콘텐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B급 예능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줬고, 수많은 예능스타를 발견했다.

'라디오스타'는 돈독한 팀워크도 강점. 그러나 프로그램의 지주였으며, 인기 반열에 올린 일등공신인 김구라가 없다. 출연진들이 김구라 하차의 공백을 잘 메꿔왔지만, 종종 김구라를 언급하며 부재를 느끼게 했다. 그러나 김구라가 복귀는 여전히 어려워보인다. 상을 받게 된다면, '라스' 방송처럼 김구라 인형을 들고 수상소감에서 그를 언급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살벌한 폐지 칼바람에, 시청률 고전에, 수상자도 마냥 기쁠 수 만은 없을 MBC 연예대상. 이래저래 딜레마에 빠졌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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