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선수들도 희망을 품게 됐다." 변화는 선수들이 가장 먼저 느끼고 있었다. 부상으로 신음하던 KIA에 희망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KIA는 지난 10월 17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 마무리 캠프를 차렸다. 4강 문턱도 넘지 못한 올해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시즌 종료 후 일찌감치 짐을 쌌다. 1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대부분 포함된 캠프였다. KIA는 일본에서 지난달 30일까지 45일간 입에서 단내가 나는 강훈련을 했다. 선수들은 "이렇게 힘든 마무리 훈련은 오랜만이다"고 입을 모았다.
마무리훈련 캠프에서 긍정적인 움직임도 시작됐다. 부상으로 뿔뿔이 흩어졌던 중심 타선이 다시 모였다. 김상현은 시작부터 함께했고, 최희섭과 이범호도 뒤늦게 합류했다. 특히 이범호는 캠프 종료 약 열흘을 남겨두고 일본으로 날아갔다. 서울에서 개인 훈련을 하면서 일본 합류 시기를 조율했고, 늦게나마 선수들이 있는 캠프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 부상 회복 선수들에게 강도 높은 훈련은 무리였다. 그래도 주어진 훈련은 빠짐없이 소화했다. 중심 타자들이 한데 모인 것만으로도 팀 분위기가 밝아졌다. KIA 선수단에도 활력이 넘쳤다.
주장 김상훈은 "중심 타자들이 모인 자체만으로도 팀에 끼치는 영향이 엄청났다"며 "마지막으로 (이)범호가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수들도 희망을 품게 됐다. 다들 내년에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긴 말은 필요 없었다. 김상훈은 "서로 마음은 다 알고 있다. 훈련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상훈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올 시즌 1군 80경기 출장에 그쳤고, 성적도 타율 1할7푼2리(163타수 28안타) 20타점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김상훈은 "수술 후 재활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 정도면 됐다' 싶었는데 막상 시즌이 시작되니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느꼈다"고 아쉬운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성적이 안 나오니 '이제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마저 했다"고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러나 선동열 감독이 생각한 팀 변화의 중심에는 김상훈이 있었다. 선 감독은 주장 완장을 다시 김상훈에게 맡겼다. 고사했던 김상훈도 "선임으로서의 역할을 부탁한다"는 선 감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의 겨울에도 의욕이 넘친다. 김상훈은 "마무리 훈련을 하면서 몸이 상당히 좋아졌다. 다시 자신감이 생겼다"며 "내년에는 팀이 4강권에 들어가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나도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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