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영화 '도둑들'의 안수현 프로듀서가 2012년 여성영화인상 제작·프로듀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박찬욱, 최동훈 감독이 재치있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5일 서울 안국동 씨네코드 선재에서 배우 류현경의 사회로 2012 여성영화인상 시상식이 열렸다. 제작·프로듀서 부문 수상자로 호명된 안수현 프로듀서는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흥행을 기록한 '도둑들'을 제작한 인물이자 '도둑들' 최동훈 감독의 아내이기도 하다.
안수현 PD는 "초등학교 시절, 중학생 이상 관람가였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고싶으셨던 어머니가 제게 중학교 교복을 입혀 극장에 데려가셨다"며 "흑백 TV 시대에 컬러 화면을 보고 압도되기도 했지만 스칼렛 오하라라는 힌물에도 압도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도둑들'로 김해숙, 김혜수, 전지현이라는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들며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늘 서포트해주는 최동훈 감독에게도 고맙다"며 "남녀관계란 그런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수상에 앞서 안 PD와 영화 '박쥐'로 호흡을 맞췄던 박찬욱 감독과 남편 최동훈 감독의 축하 메시지도 눈길을 끌었다.
박찬욱 감독은 "제 일처럼 기쁘고 축하한다. 안수현 PD는 창조적인 면에서 굉장히 강해 감독에게 가장 믿음직한 파트너"라고 극찬했다. 이어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현장 실무가 약하기 쉬운데 안 PD는 실무도 아주 잘 한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도둑들'을 그렇게 흥행시켜 큰 돈을 벌었는데 상까지 준다면, '타짜' 식으로 말하면 돈 딴 사람이 개평까지 가져가는 것이지만 축하한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안 PD의 단점이 있다면 술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비싼 와인을 좋아해서 와인을 사 먹이느라 돈을 많이 썼다. 이제 얻어먹을 일만 남았다"고 재치 넘치는 소감을 말했다.
최동훈 감독은 동료이자 남편으로서 애정어린 격려를 전했다. 그는 "우리가 만난 게 이제 10여 년이 돼 간다. 친구로서도 언제나 훌륭했고 애인으로서 아내로서, 프로듀서로서도 가장 존경할 만한 사람"이라고 안수현 PD를 축하했다. 이어 "그런 사람과 같이 일하고 살게 돼서 감사하고 고맙다"며 "처음의 약속대로 언제나 당신을 존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총 8개 부분의 수상자 중 현재 뉴욕에 있는 기술 부문 박인영 음악감독을 제외하고 7개의 수상팀이 모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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