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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실제론 장난꾸러기, 털털한 역할 욕심나"(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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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이영아·연제욱·온주완 출연 '수목장' 15일 개봉

[권혜림기자] 스크린과 브라운관 속 얄미운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생글생글 웃어보인 미소와 때때로 보여준 장난스런 표정은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수지,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혜인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실물이 훨씬 예쁘다"는 칭찬에 한껏 웃으며 민망해하던 박수진은 새침한 인상과는 180도 다른, 털털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배우였다.

◆"온주완과 키스신, NG 많이 내며 쑥스러움도 무뎌져"

연이어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이어온 그가 이번엔 호러 영화 '수목장'에서 집착에 사로잡힌 악녀로 분했다. 그가 연기한 지효는 절친한 친구 정훈(온주완 분)을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인물. 정훈은 지효의 또 다른 친구 청아(이영아 분)의 연인인데다 세 사람은 학창 시절부터 함께 한 사이지만 결혼을 앞둔 둘을 보는 지효의 질투심은 갈수록 커져만 간다.

급기야 지효는 정훈의 마음을 붙잡으려는 절박한 마음으로 그에게 키스 세례를 퍼붓고 입술을 깨물어 피를 내기에 이른다. 극 중 상황도 극단적이지만 이는 지효를 연기한 박수진으로서도 처음 연기하는 도발적인 장면이었다. 촬영 순간을 묻자 그의 눈에는 어김없이 웃음이 어렸다. "너무 쑥스러웠다"는 말을 뱉으면서는 고개를 푹 숙여보이기도 했다.

"그간은 귀여운 악역 연기에 뽀뽀 정도였는데, 이번엔 상대를 꼬시려는 마음을 먹고 과감하게 해야 하는 키스신이었어요. 게다가 제가 리드를 해야 하는 신이라 걱정이 너무 많이 됐죠. NG도 정말 많이 났어요. 나중엔 쑥스러움에도 무뎌졌죠. 이렇게까지 했는데 원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으면 아쉬울 것 같아 나중엔 제가 다시 하자고도 말했어요.(웃음)"

촬영 중 박수진에게 막무가내로 키스를 당한 온주완은 키스신을 찍으며 크게 NG를 낼 일도 없었다. 그야말로 절박한 얼굴로 상대에게 달려들어야 했던 박수진이 과제를 모두 떠안은 셈이었다. 그는 "입술을 물고 서로 떨어져야 하는 타이밍이 있는데, 생각보다 그 타이밍을 잡는 것이 힘들었다"며 "촬영이 길어져 제가 실제로 입술을 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감정이 격한 장면이라 서로 언제 떨어져야 할 지를 몰랐어요. 이어지니 부끄럽기도 하고 제가 (온주완) 오빠에게 감정을 더 실어주고 싶어서 입술을 '빡' 깨물었죠. 오빠도 깜짝 놀라더니 감독님에게 '수진이가 민망했는지 빨리 신호를 줬다'고 말하곤 제겐 '쑥스러웠어?'라고 묻더라고요.(웃음)"

◆"실제 성격은 장난꾸러기…털털한 역할 해보고 싶다"

'수목장' 촬영 중 대부분의 순간, 박수진은 현지의 격한 감정을 연기하느라 고전했다. 그는 "한 두 개 장면을 빼고는 극도로 예민한, 흥분한 상태에서 연기해야 했다"며 "단기간에 감정을 많이 끌어내는 신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수진은 얄밉거나 날이 선 성격의 역할들을 유독 자주 제의받는다. '수목장'의 지효도 그 연장선상이다. 도도한 이미지를 지녔지만 사실 박수진은 "매일 무슨 장난을 칠까 고민할" 정도로 개구쟁이다.

"(날이 선) 그런 성격은 아닌데, 이미지가 얄미워 보이는지 그런 역이 많이 들어와요. 털털하고 선머슴같은, 개구쟁이 역도 해보고 싶은데. 장난기가 되게 많거든요. 매니저들에게도 사소한 장난들을 너무 많이 치고요. 화장실에 들어가 있으면 모서리에 숨어서 놀래키고 음식에 와사비 넣어서 장난치고.(웃음) 사람들을 웃기는 게 짜릿해요. 극중 캐릭터와 참 다르죠."

◆"스포트라이트 받으려 가수 데뷔? 오래 못 간다"

여자 아이돌 그룹 슈가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그지만 돌이켜보니 "노래보다는 연기가 더 맞는" 것 같단다. 박수진은 "연기 역시 할수록 어렵고 정신적으로도 힘이 든다"면서도 "노래는 단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이유로 시작해서는 오래 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음악은 정말로 재능을 필요로 하잖아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어서 가수가 되고 싶었다면, 그건 오래 못 가는 것 같아요. 제가 그런 케이스였고요. 그 때문에 (가수) 활동을 하며 힘들기도 했죠. 물론 연기도 힘들고 머리도 아파요. 대본을 해석하고 표현하기에 따라 캐릭터가 어떻게 비춰지는지가 달라지잖아요."

"연기를 하며 행복과 즐거움을 느낀다"는 박수진은 "정신적으로는 가수를 했을 때보다 더 힘이 들지만 그래도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것은 연기 분야"라고 말했다.

박수진은 절친한 동료 김성은과 올리브TV '테이스티 로드'에 출연 중이기도 하다. 즐거운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김성은을 보며 결혼 욕심은 들지 않는지 묻자 그는 "(김성은의) 아이가 너무 예쁘다"며 "아기를 보면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아직 제가 엄마로서 아이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직은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인터뷰의 막바지, 그는 아이돌 스타들의 연애에 대해 보다 관대한 시선을 당부하기도 했다.

"아이돌의 연애를 나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젊은 나이에 예쁜 추억을 만들다 보면 예술적으로도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무 아픔 없이 감정을 연기하는 것이 더 이상하잖아요. 자연스럽게 봤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는 생각도 들고요."

한편 지난 8월 MBN에서 TV영화로 방영됐던 '수목장'은 15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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