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내년 출범하는 프로축구 2부리그에 큰 산이 등장했다. 2부리그 참가가 확정된 안양시민프로축구단(안양 FC)이 실업 명문 고양 KB국민은행을 흡수, 통합하게 된 것이다.
안양 창단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14일 "안양FC가 고양 KB의 선수단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팀 구성의 뼈대를 다지게 된다. 타 구단에서 선수를 영입하는 등의 작업이 시간상 촉박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다 이렇게 결정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실업축구)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고양 KB는 14일과 17일 열리는 인천 코레일과 챔피언결정 1, 2차전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안양이 이우형 감독을 비롯한 고양 선수단을 흡수하고 KB가 스폰서로 나서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KB가 매년 10억원씩 3년 동안 지원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FC는 창단 지원안이 시 의회에서 보류되는 진통을 겪다 시 조례를 통해 지원금을 받는 방식으로 2부리그 참가가 확정됐다. 창단 첫 해 15억원을 받은 뒤 매년 지원금을 줄이는 방식이다. 지역 내 대기업의 부재로 스폰서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는데 국민은행의 지원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
실업축구의 강호 고양 KB는 FA컵에서 프로팀을 자주 꺾는 등 실력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지난 2006년 내셔널리그 우승 후 프로 승격이 확정됐지만 은행법을 이유로 승격 포기를 선언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안산 할렐루야가 고양으로 연고지 협약을 맺으며 2부리그에 입성해 고양 KB의 거취가 관심사였다. 서울 입성 등 타 도시로의 이동을 고민하다 안양과 접촉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라며 "국민은행의 전통을 이어가는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고, 팀 해체에 따른 비난을 피하며 전략적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됐다. 시 의회 의원들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공식 발표는 17일 챔피언결정 2차전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KB 관계자는 "아직 확실하게 답을 할 수는 없지만 양측이 합의를 한 것은 맞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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