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고원준은 앳된 외모를 갖고 있다. 동료들 사이에서 훈련하고 있는 걸 보면 이제 갓 프로에 들어온 신인선수 같다. 그러나 겉보기와 다르다.
지난 포스트시즌 당시 롯데 포수 강민호는 고원준에 대해 "정말 겁이 없는 선수"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강민호는 "큰 경기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다들 조금씩은 긴장하기 마련인데 (고)원준이는 티를 내지 않는 건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때로는 그런 모습이 오해와 편견을 부르기도 한다. '건방지다'거나 '아무 생각이 없다'는 비난을 들을 때도 있다. 하지만 마운드에 올라 타자를 상대하는 투수에게는 고원준이 갖고 있는 그런 면이 어느 정도는 필요할 수도 있다.
고원준은 이번 '아시아시리즈 2012'에서 롯데의 2선발 자리를 맡았다. 즉 그는 두 번밖에 치르지 않는 조예선 가운데 한 경기 선발을 맡아야 한다. 정상적인 선수 구성이라면 고원준에게 그런 중책은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대회 특성상, 그리고 쉐인 유먼, 라이언 사도스키 등 외국인 투수들이 시즌 종료 후 귀국한 사정 때문에 고원준이 선발로 한 경기를 책임지게 됐다. 8일 퍼스 히트(호주)전에는 송승준이 선발 등판했고, 고원준은 10일 열리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경기에 나선다.
8일 러닝 훈련을 끝내고 잠시 덕아웃에 온 고원준에게 10일 선발 등판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고원준은 "부담은 없다"며 "요미우리가 명성이 대단한 팀이지만 주눅들진 않는다"고 말했다.
고원준은 선발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강조했다.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때도 그랬고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는 게 내가 맡은 역할"이라며 "그 부분만 생각하고 집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8일 경기서 송승준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에 힘입어 퍼스 히트(호주)를 6-1로 꺾고 이번 대회 첫승을 거뒀다. 결승행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요미우리는 퍼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팀이다. 첫 경기에서 고참 송승준이 제몫을 했다면 이제는 '영건' 고원준이 일을 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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