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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8년 특별인터뷰]NC 김경문 감독②"NC 맞춤형 야구 기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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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이 '조이뉴스24' 창간 8주년 특별인터뷰에 응했다. 지금은 인터뷰보다 팀의 부족한 면을 보완할 때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공룡구단'의 미래에 대해서는 진지한 표정으로 거침없이 이야기를 풀어냈다.

올 시즌 김 감독은 NC를 이끌고 퓨처스리그에 참가해 60승5무35패(승률 0.632)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남부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드러나는 성적보다도 "내실을 다지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부터 1군에 합류하는 NC에게 사실 2군리그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발야구'는 계속, 마운드는 '선발'에 무게

두산 사령탑 시절 김경문 감독은 '발야구'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두산의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은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혼란에 빠뜨리며 승리로 향하는 발판이 됐다. 또한 강력한 불펜을 바탕으로 한 마운드로 지키는 야구를 표방했다.

NC에서는 어떨까. 김 감독은 "베이스러닝은 어느 팀에서든 적극적으로 하려는 스타일"이라며 '발야구'가 계속 될 것임을 암시했다. 그러나 '불펜 야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NC에 맞는 야구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불펜을 포함한 마운드는 팀에 맞게 꾸려나가야 한다"며 "이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방법을 딱 정해놓고 야구를 할 수는 없다. 우리 팀에 맞는 야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두산 시절 강력한 불펜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불펜 요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NC에서는 NC의 상황에 맞는 야구를 펼쳐야 한다는 뜻이다.

NC는 오히려 선발진에 무게감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외국인선수 3명을 모두 투수, 그것도 선발 요원으로 보충할 계획이다. 그는 "용병 마무리는 안 좋아한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외국인에게 마무리를 맡기는 것은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 NC 선발 로테이션은 큰 틀이 그려져 있다. 올 시즌 퓨처스 남부리그 다승(15승)-평균자책점(1.55) 부문 2관왕을 차지한 이재학과 외국인 3명, 총 4명은 확정돼 있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노성호, 이민호, 윤형배 등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재학의 경우 올 시즌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한 데 대한 예우일 뿐 나머지 보직은 전혀 정해진 것이 없다. 마운드는 물론이고 야수들도 마찬가지다. 아직 주전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보직을 거론하기에는 일러도 너무 이르다.

◆조평호 더 분발해야…나성범은 싸움닭

NC는 유망주들의 산실이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우선지명을 통해 이민호와 노성호, 올 해에도 우선지명으로 윤형배와 이성민 등 영건 투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지난해 투수로 입단했던 나성범은 야수로 전향해 팀의 중심타자로 거듭났다.

그러나 아직 김 감독의 눈에는 어린 선수들일 뿐이다. 김 감독은 고졸 2년차 이민호에 대해서는 "아직 고등학생이다. 프로에 오면 부족함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대졸 2년차 노성호에 대해서는 "본인도 어떤 점이 부족한지 많이 느꼈을 것"이라면서도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진 점은 칭찬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 감독이 직접 야수 전향을 권유했던 나성범은 올 시즌 퓨처스 남부리그 홈런(16개)-타점(67타점) 2관왕에 올랐다. 김 감독의 선수를 보는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김 감독은 "장래성을 봤다. 10패 넘게 하는 투수보다는 전 경기를 뛸 수 있는 야수가 선수 본인에게도 나을 것 같았다"며 "NC로서도 센터라인의 중심이 될 선수가 필요했다. (나)성범이는 발도 빠르고 부드러운 스윙도 타고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나성범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지기 싫어하는 기질과 성실함이다. 나성범은 올 시즌 총 94경기에서 33개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다. 3경기에 하나 꼴이다. 투수의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만들어낸 결과다. 김 감독은 "지기 싫어하는 싸움닭 같은 기질이 있다"며 "성실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아질 선수"라고 나성범을 평가했다.

좀 더 잘해줬으면 하는 선수는 누구일까. 김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조평호를 꼽았다. 조평호는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전체 1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은 선수. 올 시즌에는 팀의 4번타자로 나서 10홈런 48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본인도 성실하게 하고 있지만 1루수라는 포지션은 큰 것이 나와야 하는 자리"라며 "한 단계 이겨내야 한다. 2군에서 야구하려는 것 아니지 않나. 1군에서 살아남아야 스타가 될 수 있다. 고비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감독이 말한 고비는 앞으로 펼쳐질 경쟁을 뜻한다. 8개 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20인 외 1명씩 지원을 받게 되는 가운데 그 중 분명 조평호의 경쟁자가 포함돼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김 감독은 "감독은 이겨야 하고 선수들은 경쟁하는 세계"라며 감독과 선수의 역할을 설명하기도 했다.

◆새로운 도전, 다음엔 '아시아시리즈'에서

감독들의 수난 시대다. 한 팀에서 3년을 버티기 어려운 요즘 감독들이다. 그런 면에서 두산에서만 8년을 몸담았던 김경문 감독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다. 김 감독은 "감독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감독 교체 소식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신생팀을 맡아 1년간 2군 리그를 치른 것은 김 감독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김 감독 스스로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기존의 팀을 맡는 것과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해야 하는 신생팀의 감독이 되는 것은 분명 다르다. 도전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서울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여기서는 나 자신을 보충하는 시간을 보냈다. 사람 만나는 것도 줄었고 경기 끝나면 대부분 숙소로 들어간다. 다른 팀 경기를 보면서 8개 구단 감독들 힘들어하는 표정도 보고.(웃음) 경험만큼 소중한 재산이 없다. 몸으로 겪은 경험이야말로 진짜 경험이다. 책을 보고 외우는 것과는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 임팩트가 다르다. 퓨처스에서 보냈던 1년이라는 시절이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됐다."

빛을 보지 못하는 2군 리그를 한 시즌 동안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것은 김 감독의 야구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2군 선수들을 위한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큰 소득이었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 시설이 미비한 곳이 많다. 선수들은 몸이 재산인데 마음 놓고 다이빙, 슬라이딩을 할 수 있는 그라운드가 사실상 몇 안된다"며 "2군 경기장은 한국 야구의 장래를 짊어질 선수들이 뛰어야 하는 곳 아닌가"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새로운 팀을 만나 새롭게 느끼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경문 감독. 그가 추구하는 야구는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 노력해서 한국시리즈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아시아시리즈 무대에 최대한 빨리 서겠다는 김 감독의 각오에서 NC의 밝은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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