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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박병호 "야구장에 잠자리채 다시 등장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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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숙기자] "야구를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한 것은 처음이다."

한 팀에서 시즌 최우수 선수(MVP)와 최우수 신인선수가 동시에 배출됐다. 넥센 박병호가 2012시즌 MVP에 올랐고, 서건창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박병호는 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2 팔도 MVP-최우수 신인선수 시상식에서 총 91표의 유효 투표수 가운데 73표를 획득, MVP로 선정됐다.

2007년 두산에서 MVP 리오스-신인왕 임태훈이 동시에 나온 이후 5년 만에 한 팀에서 MVP와 신인왕을 모두 배출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그러나 박병호와 서건창은 환하게 웃지 못했다. 6위로 시즌을 마감한 넥센의 팀 성적 때문이다. 박병호는 "팀이 먼저다. 야구를 하고 싶어 (포스트시즌에) 몸이 근질근질한 것은 처음이었다. 다른 팀의 야구를 보는 게 힘들었던 것도 처음"이라며 아쉬워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 133경기에 나서 469타수 136안타 31홈런 105타점 20도루 타율 2할9푼을 기록했다. 장타율 5할6푼1리, 출루율은 3할9푼3리였다. 박병호는 홈런과 타점, 장타율 1위에 올랐고, 득점 7위, 출루율 8위, 최다안타 10위, 타율 17위에 올랐다.

홈런 부문에서는 2위 최정(SK)을 5개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박병호는 홈런왕을 넘어 야구장에 다시 잠자리채를 등장하게 하고 싶다는 욕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승엽 선배가 한창 홈런을 많이 칠 때 관중석에 잠자리채가 등장했다. 내가 그런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더 많은 홈런을 치는 게 꿈"이라며 웃었다.

치열한 WBC 대표팀 1루수 경쟁도 그에게는 행복한 고민이다. 1루에는 이대호(오릭스)와 김태균(한화), 이승엽(삼성) 등 특급 스타들이 버티고 있다. 이에 박병호는 "WBC 출전은 누구라도 욕심나는 무대다. 뛰고 싶다는 꿈은 있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나머지 세 선수가 월등히 앞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2005년 LG에 입단했지만 만년 유망주에 그쳤던 박병호다. 그러다 지난해 넥센으로 트레이드되면서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고,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장하며 타격 부문 3관왕, 시즌 MVP까지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인생 역전이다. 박병호는 그럴수록 2군 선수들을 먼저 떠올렸다. 그는 "2군에는 유망주들이 많다. 트레이드 등으로 새 시작을 할 수도 있지만, 하루빨리 10구단이 창단돼 선수들이 더 많은 기회를 잡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사진=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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