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어김없이 슈퍼매치가 돌아왔다. 타이밍도 절묘하다. 1위 굳히기와 3위 수성이라는 각자의 과제에 라이벌팀간 자존심 싸움까지 곁들여졌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올 시즌 다섯 번째 슈퍼매치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올 시즌 스플릿 시스템이 도입되고 FA컵에서 한 차례 겨루기가 성사되면서 이례적으로 다섯 번이나 만나게 된 양팀은 무조건 이긴다는 각오로 훈련에 집중해왔다.
라이벌이라는 관계가 무색하게 최근 상대전적은 수원이 서울에 7연승을 거두며 일방적인 우세다. 시즌 성적에서는 승점 80점으로 1위를 달리는 서울이 66점의 수원을 크게 따돌리고 있지만 양팀 대전만 놓고 보면 정반대 양상이다. 올 시즌 서울이 정규리그에서 기록한 5패 중 3패가 수원에 당한 것일 정도로 '파란색 공포증'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은 슈퍼매치를 앞두고 '반칙왕' 동영상으로 수원을 자극했다. 파울수 1위인 수원의 거친 플레이를 비꼬면서 을 반드시 잡겠다는 뜻을 담았다. 또, 이번 경기를 앞두고 주장 완장에 'SEOUL PD(Police Department, 경찰국)'라는 문구를 새겼다. 반칙왕을 검거해 사건(연패)을 종결짓겠다는 의지다.
서울이 이기면 리그 1위 싸움에서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된다. 서울과 2위 전북 현대(73점)의 승점차는 7점차. 아직 긴장을 늦출 수 없고 수원전을 제외한 남은 경기가 6경기지만 서울이 올 시즌 연패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유가 있는 편이다. 서울은 반드시 이겨 전북과 승점을 벌리거나 최소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수원은 4위 포항 스틸러스(62점)에 4점차로 쫓기고 있다. 38라운드 상대인 울산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 주전 멤버에게 휴식을 줄 예정이라 더없이 유리하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3위는 물론 2위 추격을 위해서라도 역시 서울에 꼭 이겨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역대 양팀의 경기에서 패하면 우승 등 주요 타이틀을 놓친다는 공식은 늘 따라다녔다. 2007년 FC서울은 수원과 두 차례 겨루기를 모두 패하며 승점을 하나도 얻지 못한 데 발목이 잡혀 6강 좌절의 쓴맛을 봤다. 대구FC와 시즌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6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0-1로 패하면서 좌절이라는 쓴맛을 봤다.
2008년에는 양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는데 서울이 1무1패로 밀렸다. 특히 홈에서 열린 1차전을 1-1로 비기면서 2차전 원정의 불리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우승을 내줬다.
2010년에는 수원이 굴욕을 당했다. 서울에 전반기 경기에서 패하며 승점 쌓기에 실패했고 이후 4연패를 포함해 6경기 무승에 빠졌다. 이로 인해 차범근 감독이 중도 사임하고 6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다.
반면, 그 해 서울은 2004년 서울 연고이전 후 첫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양팀의 경기에서 패하면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역사는 증언하고 있다. 시즌 마지막 두 팀의 만남, 누가 승리의 달콤함을 맛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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