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이)동국이는 관리만 잘하면 서른여섯까지 선수 생활이 가능하지 않겠어요?"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라이언킹' 이동국(33, 전북 현대)의 재발탁을 시사했다.
최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 4차전에서 0-1로 패한 뒤 이날 귀국 기자회견에서 공격진 구성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며 이동국에게 다시 태극마크를 달아줄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이란에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자바드 네쿠남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패했다. 최 감독은 장신 김신욱(울산 현대)을 박주영(셀타 비고)의 공격 파트너로 내세워 이란을 공략했고 절반 이상의 효과를 봤다. 그러나 원톱 박주영이 침묵하는 등 골을 뽑아내지 못하고 패배를 맛봤다.
공교롭게도 이동국은 대표팀 탈락 후 소속팀 경기에서 골맛을 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울산 현대와 K리그 36라운드에서는 환상적인 발리슛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며 킬러 본능을 뽐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올 시즌 많은 경기를 소화해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올림픽 등으로 경기 일정이 빡빡해져 그럴 수밖에 없었다"라고 진단했다.
자신의 현역 시절을 떠올린 최 감독은 "내 경우 서른다섯 즈음 은퇴했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던 김호 감독이 1994 미국월드컵까지 가자고 했지만 1992년에 은퇴했다"라며 "동국이의 현재 나이가 서른넷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 여부를 떠나서 자기 관리를 잘한다면 서른여섯까지도 선수 생활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라며 나이가 있어도 여전히 선수로서의 가치는 뛰어나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동국의 장점으로 지구력과 기술을 꼽은 최 감독은 "현재 국내 공격진을 살피면 자원이 없다. 김신욱, 박주영, 이동국 외에는 없다. 내가 가진 수는 딱 셋이다. 그 수를 가지고 내년 6월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가야 한다"라며 이동국을 다시 불러 시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잠재적인 공격 자원 중 한 명인 지동원(21, 선덜랜드)에 대해서는 "나이로만 보면 이미 완성된 선수다. 다만, 선덜랜드에서 교체 선수고 벤치에 앉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 않으냐"라며 출전 감각을 살려 기술적인 향상이 있어야 대표팀 발탁 여부를 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 감독은 "이란전에 패한 것은 상관없다. 당한 것은 되돌려주면 된다. 최종예선에서 탈락한 것도 아니고 향후 홈에서 3경기나 치른다. 내년 3월 카타르전부터 승부를 걸겠다"라고 선언했다. 한국은 A조에서 2승1무1패(승점 7점)로 이란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1위를 유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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