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박진만 "김광현이 살려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한상숙기자] "김광현이 살려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감사 인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플레이였다. SK 베테랑 유격수 박진만의 호수비 덕분에 팀 선발투수 김광현은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상대 공격 흐름을 끊는 박진만의 호수비 이후 SK는 추가 실점 없이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1로 이겼다.

16일 문학 1차전 경기. SK가 1-0으로 앞서가던 6회초,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온 선발 김광현이 볼넷 이후 손아섭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1-1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김광현은 홍성흔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사 1, 3루로 몰렸다. 역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대타 기용된 박준서는 풀카운트에서 2루와 3루 사이로 날아가는 안타성 공을 때렸고, 유격수 박진만이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아냈다. 이후 2루로 스타트를 끊은 1루주자 홍성흔까지 여유로운 1루 송구로 잡아내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만들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위기를 넘긴 SK는 곧바로 6회말 박정권의 결승타로 2-1 잡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17일 2차전을 앞두고 만난 박진만은 "점수를 주면 분위기가 넘어갔을 것이다. 볼카운트가 2-3여서 자동으로 런앤히트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병살 플레이를 하려고 3루 쪽으로 한두 발 정도 움직인 게 주효했다"고 호수비 배경을 전했다.

이닝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온 김광현은 박진만에게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라며 인사했다. 이에 박진만은 "네 덕분에 여기까지 왔는데, 당연한 것 아니냐"고 후배에게 힘을 실어줬다.

박지만은 "어제 김광현의 투구는 국제대회에서도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정말 마음먹고 던진 것 같더라. 자존심도 상하지 않았겠나. 그래서 더 집중해 던진 것 같다"며 마음고생 끝 호투한 후배의 마음을 헤아렸다.

포스트시즌 최다 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박진만은 "신인 시절 포스트시즌을 치를 때는 이 자리가 내 자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부담이 컸는데, 큰 경기에 자주 나가다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이제 관중 앞에서 재미있는 플레이를 하자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