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매 경기 출근 도장을 찍었다.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모두 마찬가지다.
두산이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2로 승리하며 2연패 뒤 기사회생했다. 승부는 일단 4차전으로 넘겨졌다. 롯데는 5차전까지 가면 분위기 상 불리하다. 두산은 여전히 벼랑 끝이다.
3차전까지의 경기 내용 중 눈길이 가는 대목이 있다. 바로 양 팀 필승 불펜진의 등판 회수다. 롯데는 김성배와 최대성 두 명의 필승조가 3경기 내내 등판했다. 두산 역시 홍상삼이 3경기에서 모두 마운드에 올라 공을 뿌렸다.
먼저 롯데 김성배는 1차전에서 1이닝 1실점(투구수 19), 2차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투구수 14개), 3차전에서 1.2이닝 무실점(투구수 23)을 기록했다. 최대성은 1차전 1.1이닝 무실점(24개), 2차전 0.2이닝 무실점(투구수 12개)으로 잘던졌지만 3차전에서는 0.1이닝 3실점(투구수 10개)으로 부진했다.
두산의 홍상삼은 1차전에서 박준서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하며 1.1이닝 2실점(투구수 26개)한 뒤 2차전에서도 용덕한에게 역전 솔로포를 내주며 2이닝 1실점(투구수 28개)을 기록했다. 3차전에서는 0.2이닝 무실점(투구수 10개)을 기록했다.
2차전까지 롯데 불펜의 분위기가 좋았다면 3차전이 끝난 뒤에는 두산 불펜에 활기가 돌고 있다. 홍상삼이 1,2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허용하며 2연패의 빌미를 제공한 반면, 롯데의 김성배와 최대성은 거의 완벽하게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하지만 3차전은 달랐다. 김성배는 여전히 듬직한 투구를 펼쳤지만 최대성이 흔들렸다. 2-3으로 한 점 차 뒤지던 7회초 등판한 최대성은 아웃 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볼넷 1개와 안타 2개를 허용하며 3실점했다. 1,2차전과 비교해 확연히 구위가 떨어진 모습이었다. 제구도 불안했다.
반대로 두산은 7-2로 사실상 승부가 갈린 8회말 홍상삼을 등판시키며 4차전을 대비했다. 사실 경기 후반 큰 점수 차라 홍상삼이 굳이 등판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두산 김진욱 감독은 홍상삼이 자신감을 찾도록 하기 위해 그를 등판시켰다. 홍상삼은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4차전 이후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불펜 싸움에서는 롯데가 앞선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특히 중간계투진에서는 김성배, 최대성과 좌완 강영식, 이명우이 조화를 이룬 롯데에 비해 확실한 카드가 홍상삼뿐인 두산의 필승조는 빈약해 보였던 것이 사실. 1,2차전에서는 홍상삼마저 무너지며 두산 불펜에 암운이 드리우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3차전에서는 양 팀의 입장이 뒤바뀌었다. 양승호 감독은 "4차전을 생각해 김성배를 일찍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성배는 23개의 적지 않은 투구수를 기록했다. 3경기 연투의 피로감이 4차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최대성도 이미 무너졌다.
두산은 홍상삼이 자신감을 찾은 것과 함께 변진수라는 깜짝 루키의 등장이 활력소가 됐다. 3차전에서 결정적 위기 상황을 돌파한 것을 포함해 2.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32개의 공을 던졌기 때문에 4차전 등판이 확실치는 않지만 만약 5차전까지 승부가 이어질 경우 두산 불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여전히 뒷문은 정대현-김사율의 더블 스토퍼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롯데가 프록터 홀로 버티는 두산에 비해 앞선다. 하지만 허리 싸움에서는 이제 두산이 유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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