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박준서와 용덕한의 홈런이 롯데를 살렸다. 소위 '미친 선수'들의 활약으로 2연승을 달린 롯데의 다음 키맨은 누가 될까.
예상치 못했던 이들의 활약으로 롯데가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모두 가져갔다. 두 경기 모두 역전승이었다는 점에서 롯데의 기쁨과 두산의 절망은 각각 두 배로 커졌다.
롯데는 8일 열린 1차전에서 3-5로 뒤진 8회초 대타 박준서의 동점 투런포를 앞세워 연장에 돌입해 10회 3점을 더해 8-5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차전에서도 1-1로 팽팽히 맞선 9회초 백업 포수 용덕한의 역전 솔로포를 앞세워 2-1로 이겼다.
2001년 입단한 박준서는 이번에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했다. 올 시즌 87경기 출전한 것이 통산 최다 1군 출전 기록일 정도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다. 그러나 1차전서 손용석의 대타로 나선 첫 타석에서 승부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용덕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지난 6월 두산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된 용덕한은 올 시즌 1군 출장이 55경기에 그쳤다. 두산에서는 양의지에, 롯데에서는 강민호에 밀려 백업 포수에 머물렀다.
그런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팀 주전 포수인 강민호가 얼굴에 공을 맞는 부상을 당해 2차전 출전이 어려워졌고, 자연스럽게 용덕한에게 선발 출전 기회가 왔다. 그리고 용덕한은 역전 홈런을 터뜨려 너무나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친정팀인 두산 선수들의 성향을 간파한 안정적인 투수 리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롯데는 사직으로 이동해 11일부터 홈에서 3, 4차전을 치른다. 홈 관중의 뜨거운 열기를 등에 업고 롯데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끌 선수는 누가 될까.
기존 주전 선수들의 활약에 눈길이 쏠린다. 특히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황재균의 플레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황재균은 1차전에서 5-5로 맞선 10회초 결승타 2루타를 때리며 승리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2경기 성적은 8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 타율 3할7푼5리.
3루수인 황재균은 호수비도 여러 차례 선보이며 가을야구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2차전 9회말 수비 무사 1루에서 윤석민의 보내기번트에 민첩하게 대처해 병살 플레이로 연결시킨 장면에서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2차전에서 3안타 맹타를 휘두른 문규현도 기대를 모은다. 문규현은 0-1로 뒤진 7회초 1사 1, 2루에서 동점타를 터뜨리며 추격에 앞장섰다. 박종윤도 2경기서 3안타를 때리며 괜찮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기대에 밑도는 활약을 보인 선수들의 '한 방'도 가능하다. 2차전에서 1번 타자로 기용된 김주찬은 이날 한 번도 출루에 성공하지 못했다. 안타는 물론 볼넷도 얻지 못해 롯데의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손아섭과 홍성흔 역시 2차전서 각각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실투가 들어오면 언제든 장타를 날릴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언제나 둘의 방망이를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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