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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도 독수리 둥지로…한화, '제2의 삼성'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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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KIA 타이거즈의 '레전드' 이종범(42)이 전격적으로 한화 이글스 코치로 부임한다. 김응용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한 데 이어 계속되는 한화의 파격 행보다.

한화는 9일 오후 이종범의 코치 영입을 정식 발표했다. 전날(8일) 모두를 놀라게 했던 김응용 감독 선임 소식이 들려온 뒤 불과 하루만의 일이다. 이로써 한화는 해태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수장과 핵심 선수를 앞세워 새로운 코칭스태프를 꾸리게 됐다.

이종범의 한화 코치 영입은 전적으로 김 감독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이종범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KIA에서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뒤 어떤 행보를 보일 지 꾸준히 주목을 받아왔다. KIA가 코치직을 제의했지만 이종범 측에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노리는 것은 카리스마 넘치는 두 인물을 영입해 최근 약팀의 이미지가 굳어진 팀의 체질 개선이다. 패배 의식에 젖어 있는 선수단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사령탑 경험 면에서 따라올 수 자가 없는 김 감독, 그리고 누구보다도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던 이종범이 적임자라고 판단한 듯 하다.

이는 과거 삼성의 행보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목말라 있던 삼성은 2001년, 해태(KIA의 전신) 사령탑이던 김 감독을 영입한 뒤 숙원을 풀었다. 김 감독은 당시 자신을 보좌할 코칭스태프 중 한 명으로 해태의 레전드이자 '국보투수'였던 제자 선동열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김 감독과 선 코치의 조합 아래 삼성은 2002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이 구단 사장으로 물러난 뒤에는 선동열 감독 체제 아래 2005~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다.

당시 삼성의 선택도 파격으로 평가됐다. 라이벌 팀, 그것도 번번이 자신들의 발목을 잡아챘던 해태의 상징과도 같은 김 감독과 선 코치를 잇따라 영입했기 때문이다. 삼성으로서는 자존심을 버린 선택이었다.

김 감독과 선 코치뿐만이 아니었다. 코치진도 김종모, 한대화, 정회열 등 해태 출신 위주로 꾸려졌다. 당시 삼성을 두고 호랑이와 사자의 교배종인 '라이거'라는 비아냥이 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한화도 김 감독과 이종범의 코치 영입을 시작으로 삼성의 과거 행보를 재현할 가능성이 높다. 이종범의 영입을 요청했듯 김 감독이 또 다른 해태 시절 제자들을 코칭스태프로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관련 루머가 나돌고 있다.

삼성은 해태 출신 지도자들을 영입해 재미를 봤다. 현재까지 강팀으로 면모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도 당시 김응용-선동열 체제가 다져놓은 기반이 튼튼했기 때문이다. '제2의 삼성'을 노리는 한화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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