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1루수 박종윤이 동료선수들로부터 종종 듣는 별명은 '마사이'다. 마사이는 동부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에 걸쳐 생활하고 있는 부족으로 주변 다른 부족민들과 견줘 큰 키에 긴 팔다리가 신체적인 특징이다.
박종윤은 비슷한 신체조건 때문에 그런 별명을 얻었는데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그 덕을 톡톡이 봤다. 이날 박종윤은 실책 하나를 범하긴 했지만 5-5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9회말 결정적인 멋진 수비 하나를 성공했다.
당시 두산은 무사에 김재호가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이종욱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오재원이 볼넷을 골라 1사 1, 2루 상황을 만들었다. 타석에는 두산에서 가장 정교한 타격을 자랑하는 김현수가 들어섰다. 안타 한 방이면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현수는 롯데 여섯 번째 투수 김사율이 던진 초구에 방망이를 돌렸고,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타구는 빨랫줄 처럼 1루수 머리 위로 날아갔다. 그러나 박종윤이 점프를 하며 내민 미트 안에 공이 빨려들어갔다. 라인드라이브로 타구가 잡혀 1루주자 오재원이 귀루할 틈이 없었고 순식간에 더블 아웃으로 연결됐다. 끝내기 안타가 될 뻔한 타구를 날리고도 박종윤의 호수비에 걸려 병살로 기회를 날린 김현수는 아쉬움에 땅을 쳤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경기 후 "박종윤의 수비 하나로 연장에 가면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그 장면을 돌아봤다. 롯데 선수들도 박종윤의 수비 하나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김현수의 타구를 멋지게 처리한 박종윤은 9일 2차전에 앞서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맞는 순간 나도 모르게 몸이 반응했다"며 "조금만 더 높게 왔다면 결과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 수비를 잡아내긴 했는데 앞선 실책이 아쉽긴 하다"면서 "그래도 팀이 1차전에서 이겨 정말 기분이 좋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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