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시크릿은 데뷔 초 "보여드릴 비밀이 많은 그룹"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이번에 또 하나의 비밀무기를 꺼내들었다. 섹시함이다.
걸그룹 시크릿이 세 번째 미니앨범 '포이즌(Poison)'으로 1년 만에 컴백했다. 귀엽고 발랄한 여동생의 모습에서 제대로 파격 변신했다. 노래의 중독성은 여전하지만, 한층 탄탄해진 몸매에 성숙해진 외모, 섹시미가 곁들어져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시크릿은 이같은 변신을 실컷 즐기고 있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에도 매일이 즐겁다.
시크릿은 "오랜만에 한국 활동을 하다보니 더 애착이 가고 책임감도 생겼다"며 "일본 팬도 좋지만 역시 한국팬이 최고다. 공방에서 팬들과 저희 모두, 공백의 한을 제대로 풀고 있어 즐겁다"고 웃음 지었다.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역시 예뻐진 외모에 대한 이야기다. 건강하게 살도 빼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시크릿 멤버들은 "1년 동안 시행착오 끝에 얻은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식단으로 급하게 뺐다면 먹고 싶은 것 먹고 운동할 것 하면서 다이어트 했죠. 진짜 먹고 싶은 것을 많이 먹었어요. 1년 동안 시행착오가 많았죠. 운동을 하면서 너무 많이 먹을 때는 '그래도 살이 찌는구나'를 느끼고 굶으니까 살이 안 예쁘게 빠지고. 실패를 반복하다보니 적정선을 맞추게 됐죠."
통통한 볼살이 트레이드 마크던 전효성은 "혼돈이 오기도 한다. 통통할 때는 살을 빼라고 하더니 이제는 '예전 모습을 돌려달라'고 하는 팬들을 보면 헷갈린다"고 웃었다.
외모의 변신만큼이나 '포이즌' 콘셉트도 화제다. 친근한 이미지 때문일까. 짧은 팬츠에 쩍벌춤을 추는 시크릿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신선하다. '매직(Magic)'과 '마돈나(Madonna)' '별빛달빛'과 '샤이보이(ShyBoy)' '사랑은 무브' 등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온 이들이지만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여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의 노래들이 대중적이고 쉽고 착했던 노래들이었잖아요. 친근한 것은 있지만 재미가 없었다고 해야 할까요. 시크릿은 착하고 밝은 아이들 그룹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변화를 시도하고 싶었어요. 연예인이고, 아이돌이라면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어야 하잖아요. '샤이보이' '별빛달빛' 하면서 유치원생부터 할머니까지 좋아하셨지만 10대 여학생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는 그룹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확실히 여자 분들도 좋아하시고, 제대로 한을 풀고 있어요."
"우리도 이런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내 저희가 원했던 콘셉트를 하게 된 것 같아요. 11개월 공백 기간 동안 심적으로도 많이 성숙해진 것을 느꼈어요. 그런 것들이 이번 무대에서 잘 묻어나오는 것 같아서 만족도가 높아요."
시크릿은 이미지 변신 뿐만 아니라 실력적인 면에서도 부쩍 성장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MR제거는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올랐을 정도로, 뛰어난 라이브 실력이 화제가 됐다.
"왠지 한 번쯤은 MR제거가 화제가 될 것 같았어요. 오랜만에 나와서 그런 것도 있지만 고음 파트도 많고 춤도 과격해 관심을 가질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더 라이브에 신경을 썼죠."
시크릿은 일본 투어를 하면서 라이브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퍼포먼스를 하면서 라이브를 소화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직 만족을 못하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데뷔 후 가장 길었던 공백과 해외 활동으로 인해 시크릿은 더 단단해졌다. "앨범 준비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과 걱정도 있었다. 그 안에서 똘똘 뭉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번 앨범이 시크릿의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를 기다리는 분들도 있지만, 많은 팀들이 나오면서 잊혀졌을 수도 있고, 기존의 콘셉트와 다르게 나오니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잘하면 변신이지만 마이너스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많은 의견이 있지만 잘 소화를 한 것 같아요."
본인들이 생각했던 고비를 잘 넘겼던 탓일까. 시크릿은 여유로워보였다. 성적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더 멀리 바라보는 지혜도 생겼다.
"쉬면서 성적에 대한 욕심이 없어졌어요. 솔직히 '별빛달빛' '사랑은 무브' 활동할 때는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컸어요. '1위를 못하면 어떡하지' 스트레스도 많았는데 이번에는 '왜 1위에 연연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에 이렇게 좋은 노래들이 넘쳐나는데 다같이 들으면 되지, 이런 생각이요. 물론 1위를 하면 좋겠지만 업그레이드가 많이 됐고, 변신한 시크릿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1위를 안 해도 괜찮아요."
시크릿은 "저희는 데뷔 때 국민 아이돌이 목표였고, 지금도 변치않는 꿈이다. 어떤 새로운 장르를 들고 나오더라도 '시크릿 노래니까 믿고 들어보자'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하며 눈빛을 반짝였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