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타선의 중심을 넘어 리그 최고타자로 발돋움한 박병호가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또 100타점도 채웠다.
박병호는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 0-0으로 맞서던 4회초 한화 선발 김혁민이 던진 4구째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박병호는 시즌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물론 올 시즌 8개 구단 타자들 중 처음이자 박병호 개인적으로도 첫 기록이다.
박병호는 이날 30호 홈런과 함께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3타점을 보태 박병호의 타점도 100개가 됐다. 넥센이 9회말 한화의 끝내기 스퀴즈에 당해 4-5로 패배, 3연승을 마감한 부분이 아쉬웠지만 박병호에겐 대망의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의미있는 경기였다.
그는 사실 30홈런에 대한 욕심을 크게 내진 않았다. 그런데 27홈런을 기록한 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30개는 꼭 달성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지난 2005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박병호에게는 '미래의 거포'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다. 하지만 LG에서 그는 늘 기대주에 머물렀고 출전 기회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어쩌다 그라운드에 나서더라도 당당한 체구와는 달리 움츠러들기만 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7월 31일 LG에서 넥센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부터 잠재력이 폭발했다. 박병호는 '기회의 땅'이 된 넥센에 입단한 후에만 12개의 홈런을 몰아치면서 자신의 이름을 서서히 알렸다. 2011시즌 13홈런으로 프로데뷔 후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는데 바로 다음해인 올 시즌 30홈런까지 달성하면서 홈런왕까지 예약하는 무서운 장타자가 됐다.
박병호는 이제 도루 3개를 추가하면 20-20 클럽에도 이름을 올린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가장 의미있는 기록은 홈런왕이나 타점왕도, 20-20 클럽 가입도 아니라고 했다. 박병호는 "4번타자로 전경기 선발출전을 한다면 정말 의미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8개 구단 4번타자 중에서 22일 현재까지 타순 변동 없이 전경기 출장을 이어오고 있는 선수는 박병호가 유일하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이대호(오릭스)가 롯데에서 이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한 박병호는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도 꼽히고 있다. 그는 "MVP 수상에 대해 기대를 하진 않는다"며 "남은 경기에서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게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마지막 경기까지 선발 출전하는 게 올 시즌 남은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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