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2할8푼까지 올라왔더라?" (이진영)
"3할2푼? 14경기 연속 안타던데?" (이대수)
LG 트윈스 이진영(32)과 한화 이글스 이대수(31), 두 고교 선후배가 경기 전 만나 훈훈한(?) 대화를 나눴다.
LG와 한화가 맞붙는 20일 잠실구장 라커룸. 홈 팀인 관계로 훈련을 일찍 마친 이진영이 훈련을 준비하던 이대수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두 선수는 군산상고 동문으로 이진영이 이대수보다 1년 선배다. 둘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진영이 먼저 "(타율이) 2할8푼까지 올라왔더라"며 덕담을 건넸다. 이대수는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 맹타를 휘두르며 19일 현재 2할8푼2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팀 내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김태균(.37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타율이다.
이대수도 가만히 있지 않고 "3할2푼? 14경기 연속 안타던데?"라며 선배를 치켜세웠다. 이진영은 전반기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규정 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3할2푼5리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또한 지난달 29일 잠실 두산전부터 14경기째 꼬박꼬박 안타를 터뜨리고 있다.
이들의 대화는 덕담으로 끝나지 않았다. 선배의 은밀한(?) 제안이 있었던 것. 이진영은 "오늘 (연속 안타 기록이) 끝날 것 같다"며 "네 쪽으로 타구가 가면 무릎이 아픈 척하면서 흘려 보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대수는 "그런 걸 사람들 다 있는 곳에서 말하면 어떻게 하냐"고 한 마디를 던진 뒤 웃음 띤 얼굴로 그라운드를 향했다.
물론 둘의 마지막 대화는 농담 100%의 이야기다.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농담이기도 하다. 이진영은 평소에도 군산상고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는 편이다. 이날 둘의 대화는 그 연장선에서 벌어졌다. 서로의 타율까지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도 선후배간의 관심과 애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날 이진영은 2번 우익수로, 이대수는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살갑게 서로를 마주했던 두 고교 선후배가 그라운드에서는 각자 팀을 위해 어떤 활약을 펼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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