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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유준상, '작은 영화'의 설움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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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림기자] 배우 유준상이 배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은' 영화들의 어려움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20일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열린 영화 '터치'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유준상은 절친한 친구인 '터치'의 민병훈 감독을 가리켜 "작품 관객수를 다 합해도 10만이 넘지 않는다"며 "이번 영화도 장담을 못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민병훈 감독은 이번 영화로 100만 관객을 이야기하는데, 아마 안 될 거다"라고 덧붙였다.

재치를 잃지 않고 가볍게 이야기를 이어갔지만, 유준상의 언급은 단순한 농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십, 수백 억의 제작비를 갖추고 거대 배급사를 통해 스크린을 확보한 '큰' 영화들과 달리, 작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은 배급관 확보조차 쉽지 않은 상황.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 역시 이같은 문제를 공식 석상에서 수차례 지적했다.

이날 유준상은 특유의 언변으로 '작은' 영화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에둘러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터치'의 100만 관객 동원을 바란다는 민병훈 감독을 염두에 둔 듯 "배우로서 많은 관객을 만나면 좋지만 이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있으니 안타까운 면 있다"며 "여러 부분에서 힘든 면이 많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 혼자, 본인 이름을 단 제작사로 나온 경우 다들 힘든 상황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된다"며 "홍상수 필름, 김기덕 필름을 보면 알지 않냐"고 덧붙였다. '터치'의 제작사는 감독의 이름을 딴 '민병훈필름'이다.

유준상은 "CJ나 쇼박스, 롯데 등이 아니라 개인 감독 이름이 나오면 '힘들구나'하고 생각해달라"며 거대 배급사들의 이름을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특히 민병훈 감독은 많이 힘들다. 심지어 들리는 소문에는 자기 돈을 계속 낸다더라"며 "그렇다고 제가 대신 내 줄 수는 없지 않냐"고 웃으며 덧붙였다.

이날 그는 영화의 흥행에 대해 출연 배우 치고는 이례적으로 낮은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나 그 모습이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절하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의 이야기는 많은 스크린을 확보해 오랫동안 상영되는 '큰' 영화들과 달리 '작은' 영화들이 처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현실을 분명히 꿰뚫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영화는 100만 이상이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 자부하지만 20만 관객만 넘어도 '이게 웬일이냐' 싶을 것"이라는 유준상의 말에는 국내 영화 배급 시스템에 대한 지적과 '작은' 영화들의 설움이 모두 담겨 있었다.

한편 '터치'는 두려움에 관한 3부작 '벌이 날다' '괜찮아 울지마' '포도나무를 베어라'를 연출해 주목을 받아온 민병훈 감독의 네번째 영화다. 생명에 관한 3부작 중 첫 번째로 선보일 '터치'는 행복한 삶을 꿈꾸던 한 가족에게 닥친 예기치 못한 사건과 기적을 그린 휴먼드라마다. 민병훈 감독의 전작과 달리 대중적 영화를 표방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알코올 중독으로 모든 것을 잃은 전직 국가대표 사격선수 동식 역은 유준상이, 간병인 일을 하며 버림받은 환자들을 병원 몰래 돈을 받고 요양원으로 보내는 그의 아내 수원 역은 김지영이 연기했다.

민병훈 감독은 이란의 거장 모흐센 마흐말바프감독으로부터 아낌없는 찬사를 받은 데뷔작 '벌이날다'로 1998년 이탈리아 토리노 국제영화제에서 대상과 비평가상 관객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감독은 지난 2002년 체코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의 두번째 연출작 '괜찮아, 울지마'로 특별언급상과 비평가상을 수상했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터치'는 오는 11월8일 개봉 예정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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