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8승 1무 10패. 롯데 자이언츠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올 시즌 거둔 최종 성적표다. 크게 밀리진 않았지만 어쨌든 상대전적에서 5할 승률 아래를 기록했다.
롯데는 올 시즌 두산 외에 아직 맞대결 일정이 남아 있는 삼성 라이온즈(6승 1무 7패)와 넥센 히어로즈(8승 1무 9패)에게 상대전적이 처진다. 정규시즌 4강이 현재처럼 굳어질 경우 롯데는 포스트시즌에서 두산과 삼성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중에서도 두산이 영 껄끄럽다.
롯데의 가을야구 역사에서 두산은 반가운 손님이 아니었다. 두 팀은 포스트시즌에서 지금까지 모두 세 차례 만났다. 처음 만난 무대는 두산이 OB 시절이던 지난 1995년 한국시리즈였고 이후 2009, 2010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그런데 롯데는 세 번 모두 두산에 패퇴해 눈물을 흘렸다. 1995년 한국시리즈에선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승 4패로 밀렸고 이후 두 번의 준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선 단기전 승부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1차전을 이기고도 최종 승부에서 밀린 아픈 기억이 있다.
롯데는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올 시즌 마지막 19차전에서 0-4로 완패했다. 상대 선발 이용찬의 구위에 완전히 눌려 방망이가 힘을 쓰지 못했다. 5회말 2사 이후 박종윤이 안타를 뽑아내기 전까지 이용찬에게 단 한 번의 출루를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답답한 공격력을 보였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광주구장에서 치르는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부터는 팀 공격력이 좀 더 올라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양 감독이 전부터 얘기한 대로 타격 사이클이 언제쯤 올라오느냐가 문제다.
롯데는 지난주 팀 타율이 2할3푼3리로 썩 좋지 못했다. 8개팀 중에서 4위였다. 그러나 마운드가 힘을 내면서 주간 평균 자책점은 1.54로 1위에 오를 정도로 짠물투구를 보였다.
양 감독은 남은 경기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 추격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 플레이오프 직행이라는 이점을 얻을 수 있는 2위 수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상대적으로 여유있게 3, 4위 팀끼리 맞붙는 준플레이오프를 지켜보겠다는 생각이다.
롯데는 11일 현재 3위 SK 와이번스에겐 2.5경기, 4위 두산에게 3경기 차로 앞서 있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롯데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들 모두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껄끄러운 두산을 먼저 만나는 건 롯데가 바라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양 감독이 2위 수성을 위해 총력전에 나서겠다고 한 주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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