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에 떨어진 과제, 최적의 수비조합 찾기

[이성필기자] 끈질김보다는 균열이 보였던 수비라인이었다. 최종예선 들어 첫 원정경기였다는 점을 고려해도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두 번의 실점은 뼈아팠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밤(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원정에서 우즈베키스탄과 겨뤄 2-2 무승부를 거뒀다.

실점한 상황은 똑같았다. 전반 13분 기성용의 자책골 때는 세르베르 제파로프의 오른쪽 코너킥이 산자르 투르수노프의 머리에 맞은 뒤 골문 앞을 지키던 기성용의 머리에 닿으며 굴절, 실점으로 이어졌다. 짧은 코너킥을 잘라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후반 14분 투르수노프에게 내준 두 번째 골도 마찬가지였다. 제파로프의 코너킥이 투르수노프의 머리에 무인지경으로 연결됐다. 한국 수비진이 멍하니 바라보고 골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 더더욱 안타까웠다.

실점 외에도 우즈베키스탄은 코너킥 찬스에서는 무조건 가까운 골대 쪽으로 빠르게 볼을 연결해 한국의 움직임을 유도했다. 공간이 깨지니 우즈베키스탄에는 공격 기회가 계속 나왔다.

세트피스 상황뿐 아니라 전체적인 수비에서도 한국은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좌우 풀백 박주호-고요한 라인의 균형은 맞지 않았다. 처음 호흡을 맞춘 이들은 어색했다. 붙박이 중앙 수비 곽태휘-이정수가 뒷공간을 막아주지 않았다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는 장면이 많았다.

A매치 3경기째인 고요한은 첫 원정 경험에 애를 먹은 듯 좀처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라운드가 미끄러워 자주 넘어진 탓도 있지만 고요한의 볼 다루기 실수는 눈에 띄었다.

선제골을 내주고 0-1로 뒤진 전반 21분, 고요한은 공간을 내주며 투르수노프에게 노마크 슈팅 찬스를 허용했다. 정성룡의 감각적 선방이 없었다면 실점으로 이어지는 장면이었다. 이후에도 실수는 계속됐다. 그나마 경기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지만 부족함을 드러냈다.

박주호는 공격 가담을 조절하는 등 나름 애를 썼고 후반 12분 이동국의 골에 날카로운 가로지르기로 도움을 줬다. 하지만, 그 역시 볼 컨트롤에 애를 먹는 등 힘든 경기를 했다. 다음달 16일 이란과 원정 4차전을 앞둔 한국에는 수비 정비라는 고민거리를 안겨준 한 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