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외국인 듀오가 팀 역대 '최장수 콤비'로 등극할 수 있을까.
2012 프로야구도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팀들은 벌써부터 내년 시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팀 전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이다.
LG는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까지 주키치와 리즈, 두 외국인 투수와 함께했다. 지난해 주키치는 10승(8패), 리즈는 11승(13패)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나란히 재계약에 성공했다. LG로서는 21승을 합작한 외국인 콤비와 재계약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올 시즌에는 5일 현재 주키치가 10승7패 평균자책점 3.63, 리즈가 3승5세이브10패 평균자책점 4.28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주키치는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부진한 모습이지면 여전히 팀 내 최다승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즌 초 마무리 투수로 나서는 시행착오를 거쳤던 리즈는 최근 강속구의 위력을 발휘하며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다.
이제 이 두 선수와의 재계약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두 선수만한 외국인 선수를 찾는 것도 어렵다"며 재계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아직 재계약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는 단계다.
만약 두 선수가 나란히 재계약을 맺게 된다면 지난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LG 구단 역대 최장수 콤비로 등극하게 된다. 8개 구단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3년 연속 두 외국인 선수가 교체 없이 한솥밥을 먹은 경우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다니엘 리오스-맷 랜들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그 둘은 2005년 중반 리오스가 KIA에서 두산으로 이적해오면서 만들어진 콤비였다. 리오스는 이미 2002년부터 KIA에 입단해 한국 무대를 경험하고 있었다는 점도 다르다. 같은 해 같은 팀에 입단해 나란히 3시즌 연속 계약에 성공한 케이스는 지금껏 없었던 셈이다.
올 시즌 LG는 마운드의 한계를 드러내며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마운드 보강이 시급한 상황에서 핵심 투수라고 할 수 있는 주키치와 리즈마저 놓치게 된다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물론 둘을 대신해 더 강력한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선수들이 주키치, 리즈보다 다 나은 활약을 해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주키치의 경우 후반기 들어 급격한 부진에 빠졌다는 점이 변수다. 6월까지 9승2패 평균자책점 2.39로 리그 최고의 투수로 떠올랐으나 7월 이후 단 1승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5패나 떠안았다. 그 기간 동안 평균자책점도 5.86에 이른다.
리즈의 경우는 반대다. 시즌 초반 생소한 마무리를 맡으며 '16연속 볼'을 던지는 등 들쑥날쑥한 제구력으로 고생했지만, 본업인 선발로 돌아오며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최근 두 경기에서는 시속 160㎞가 넘는 강속구가 제구까지 잘 되는 모습을 보이며 8이닝 무실점-8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주키치와 리즈가 LG 구단 역대 최고의 외국인 듀오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 최장수 외국인 콤비로도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두 선수의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시즌 LG의 남은 경기에서 두 투수의 등판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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