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꼴찌 한화가 9회말 재역전극을 펼치며 4위 두산의 발목을 붙잡았다.
한화는 5일 대전 두산전에서 4-5로 뒤지던 9회말 김태균의 극적인 2타점 역전 끝내기타에 힘입어 6-5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 이후 5경기서 4승1패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화다.
두산은 경기 후반인 7회부터 9회까지 4점을 뽑아 역전을 시켜놓는 데는 성공했으나 9회말 마무리 등판한 프록터가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허무하게 재역전패를 당했다. 56승2무52패가 된 두산은 이날 KIA전서 승리한 3위 SK와 승차가 1.5게임으로 벌어졌다.
한화가 경기 막판 역전을 당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는 듯했다. 하지만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한 한화다. 대타 연경흠의 2루타가 불씨를 지폈다. 하주석의 볼넷과 오선진의 우익수 플라이, 그리고 이여상의 볼넷으로 1사 만루가 됐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최진행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투아웃.
그러나 한화에는 리딩히터 김태균이 있었다.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태균은 프록터의 공을 끌어당겨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고, 주자 두 명이 줄줄이 홈으로 들어오며 경기는 끝이 났다.
한화 선발 바티스타의 탈삼진 쇼도 볼 만했다. 바티스타는 7회까지 던지면서 무려 1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한화 입단 후 주로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다 최근 선발 전향한 그로선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1회초 첫타자 최주환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출발한 바티스타는 1사 후 3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 특유의 제구력 불안에 다시 시달리는가 했다. 하지만 오재일과 양의지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마치면서 불꽃투의 서막을 열어젖혔다. 1회부터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기록했다.
이후 바티스타는 2회를 3연속 삼진, 3회엔 2개, 4회 1개, 5회 1개, 6회 2개 등 매 이닝 삼진 퍼레이드를 벌였다. 5회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안타를 맞고 도루 허용과 희생번트로 3루를 내준 후 최주환의 투수 땅볼로 1실점한 것이 옥에 티였다. 이종욱에게 맞은 유일한 안타가 실점으로 연결된 것.
바티스타의 호투 속에 한화는 4회말 고동진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고, 1-1 동점으로 추격당한 후인 6회말에는 2사 만루에서 김경언이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날려 4-1로 달아났다.
6이닝 동안 105개의 공을 던져 1피안타 5볼넷에 12탈삼진으로 1실점하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물러난 바티스타는 아쉽게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두산이 중반 이후 추격에 나서 7회초 최준석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따라붙었고, 8회초에는 1사 1루에서 윤석민이 3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한 송창식으로부터 동점 좌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바티스타의 승리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9회초에도 볼넷 2개로 만든 찬스에서 김재호의 적시타로 한 점을 내 기어이 5-4로 경기를 뒤집었으나 프록터의 마무리 실패로 땅을 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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