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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필' 작가 "이진욱-정유미-김지석, 캐스팅 비밀은"(인터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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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대사 부끄러워하던 정유미, 카메라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연기"

[김양수기자] 다소 마초적이면서도 세심한 남자 윤석현(이진욱), 만화책에서 뛰쳐나온 것 같은 완벽남 신지훈(김지석), 그리고 솔직한 매력으로 두 남자를 사로잡은 주열매(정유미)까지.

지난 9일 종영한 tvN '로맨스가 필요해 2012'(이하 '로필 2012', 극본 정현정, 연출 이정효 장영우)의 세 주인공은 2달여간 시청자들과 함께 웃고 함께 울었다. 열매가 석현을 모질게 내칠 때, 열매가 지훈과 눈물로 이별할 때, 그리고 열매가 석현의 비밀을 알아차렸을 때, 시청자들은 함께 가슴을 부여잡으며 눈이 퉁퉁 붓도록 눈물을 흘렸다.

반면 석현이 열매와 행복한 순간을 추억하며 '야옹~' 소리를 떠올릴 때, 지훈이 "난 태권도 유단자니까 돌려말하지 않을게"라며 열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사랑을 고백할 때, 시청자들은 언제 슬펐냐는 듯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미소지었다.

'최고의 캐스팅' '싱크로율 100%'로 손꼽히는 세 사람, 이제 이들이 아니라면 과연 '로필 2012'가 가능했을까 싶은 의구심마저 들 정도다.

이진욱-정유미-김지석 "행운이 넝쿨째 굴러온 캐스팅"

'로필 2012'의 정현정 작가는 '로필 2012'를 빛내준 세명의 주인공 이진욱, 정유미, 김지석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 배우들이 없는 '로필'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며 무한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가장 먼저 캐스팅이 결정된 건 이진욱이었다. 이진욱은 당초 신지훈 역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현정 작가는 "직접 만나본 이진욱의 모습은 윤석현과 너무 닮아있었다"라며 "윤석현을 하라며 끊임없이 유혹하고 꼬셨다"고 배역이 달라진 사연을 공개했다.

"이진욱을 만나는 순간 윤석현이라고 생각했어요. 마냥 부드럽지도 않고 마초적이면서도 남성미가 있고, 남자다우면서도 섬세하고, 심지어 잘생겼잖아요.(웃음)"

신지훈 역의 김지석은 이진욱과 동반 홍콩여행 중 '로필 2012'의 시놉시스를 보고 직접 출연을 요청했다. 당시 신지훈의 배역은 열매의 두번째 남자로 설정돼 있었다. 초고에 의하면 신지훈의 분량은 6회분 첫 등장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지석이 출연을 결정지으면서 신지훈의 배역도 힘을 얻기 시작했다.

정현정 작가는 "원래 김지석이라는 배우를 좋아했는데 제발로 드라마가 하고싶다고 찾아오기까지 했다"라며 "정말 하늘에서 행운이 넝쿨째 굴러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지석씨의 첫 느낌은 극중 지훈과 닮지 않았어요. 하지만 알면 알수록 지훈과 비슷한 모습이 보이더군요. 순진한 듯하면서도 성숙하고, 진지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따뜻하게 배려할 줄 아는 친구에요."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한 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여자주인공 주열매 역이었다. 하지만 최종 낙점된 배우는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충무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정유미였다. 모든 사람들이 정유미와 로맨틱코미디의 결합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정현정 작가는 "정유미니까 해낼거야"라는 밑도 끝도 없는 믿음과 확신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유미와 이진욱에게는 뭔가 비현실적인 느낌이 있어요. 특히 유미는 일상적이지 않고 4차원스러운 느낌이 강하죠. '이런 배우들에게 현실의 연애를 덧씌우면 어떨까?'하는 욕심이 생겼고 너무 잘 맞았죠."

하지만 시작은 녹록지 않았다. 첫 대본리딩 현장에서 정현정 작가는 드라마가 실패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내 인생 그렇게 지루하고 재미없는 대본연습 현장은 처음이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유미가 야한 대사를 부끄러워서 못 읽더라고요. 정말 걱정을 많이 했죠. 그런데 그렇게 부끄러워하던 유미가 슛만 들어가면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한다는 거에요. 그 평범한 아이가 어디에서 그런 열정이 나오는가 싶어서 많이 놀랐어요. 초반 '열매를 이해못하겠다'고 섭외를 거절했던 유미가 후반부엔 '지훈이가 너무 불쌍하다'면서 몰입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던데요."

'로필 2012'의 명대사 "보편적 연애 보여주려 노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순식간에 바뀌는 것이 연애다","아름다운 연애보다 아름다운 이별이 훨씬 어렵다" "질투는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고백이다", "사랑한다의 반댓말은 사랑했었다", "사랑한다는 감정에 충분함이란 없다" 등 드라마 '로필 2012'의 대사에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정현정 작가에게 '명대사 비결'을 물으니 "평소 느낌을 썼을 뿐 특별한 비법은 없다"고 다소 맥빠지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아이들도 시청자와 다르지 않은 보편적 연애를 한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공감가는 대사를 쓰려고 했죠. '로필'은 결국 자신의 연애를 돌아보게 만드는 드라마잖아요. 대사에는 거대한 철학이 담긴 것도 아니고, 그냥 일상언어로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썼어요."

조이뉴스24 김양수기자 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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