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푸른피의 에이스' 배영수(31, 삼성)가 통산 100승 달성에 성공했다. 부상과 재활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기록이다.
배영수는 26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배영수는 시즌 10승과 함께 개인 통산 100승-1천 탈삼진 고지를 한꺼번에 밟게 됐다.
프로 데뷔 12년만에 달성한 대기록이다. 2000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배영수는 2001년 13승(8패)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02년 6승7패의 성적에 그쳤지만 이후 3년 간 13승-17승-11승을 거두며 삼성의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이후 한 번도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2006년 8승9패 평균자책점 2.92의 성적으로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2007년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008년 9승(8패)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했지만 이후 3년간 1승-6승-6승에 그쳤다.
올 시즌 배영수는 7년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단순히 승수만 많은 것이 아니다. 평균자책점 3.11은 전체 5위, 국내 선수 중 3위에 해당한다. 12번의 퀄리티스타트 역시 전체 8위, 국내 선수 중 3위다. '에이스'라고 불려도 손색 없는 성적이다.
배영수는 통산 100승에 성공하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올렸다. 31년 역사의 한국 프로야구 사상 통산 100승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배영수를 포함해 23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현역 선수 중 100승 투수는 김수경(112승)과 박명환(102승), 이대진(100승)과 배영수까지 총 4명뿐이다.
김수경, 박명환, 이대진은 올 시즌 1군에서 변변한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김수경은 9경기 12.2이닝을 던졌고 이대진은 1경기에 선발 등판, 3.1이닝을 소화한 것이 올 시즌 1군 기록의 전부다. 박명환은 아예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반면 배영수는 풀타임 1군 선수로 활약하며 새롭게 '100승 클럽'에 가입했다.
1981년생인 배영수는 앞길이 창창하다. 향후 5년은 거뜬히 버틸 수 있는 나이다. 올 시즌 보여주고 있는 구위를 유지만 한다면 통산 다승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전망. 통산 다승 순위는 1위 송진우(210승), 2위 정민철(161승), 3위 이강철(152승), 4위 선동열(146승), 5위 김원형(134승)이다.
통산 '다승 5걸'에는 하나같이 전설로 기억되고 있는 선수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배영수 역시 100승 고지를 밟으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자신의 팔과 팀의 우승을 맞바꿨던 청년은 어느덧 시간이 흘러 살아있는 전설이 돼 가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