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그것도 다 제 복이죠."
KIA 타이거즈의 '안방마님' 차일목이 전날 경기가 노게임으로 처리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차일목은 지난 14일 잠실 LG전에 5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오랜만의 중심타선 배치. 차일목은 세 번의 타석에서 적시타 2개를 때려내며 2타점을 올렸다. 차일목의 활약 속에 KIA는 4회말 2사까지 5-2로 앞서며 승기를 잡고 있었다.
그러나 우천으로 노게임이 선언됐고, 차일목의 멀티 히트와 2타점은 빗속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KIA로서도 앞서고 있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지 못해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다.
다음날인 15일 잠실구장. 이날 역시 하늘에서는 비가 줄기차게 내렸고, 경기는 오후 2시를 넘어 일찌감치 취소가 결정됐다. 이로써 KIA와 LG는 이틀 연속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고, 선수들도 오랜만에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경기 취소가 결정된 후 훈련을 마치고 이동을 준비하던 차일목으로부터 전날 경기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차일목은 안타와 타점이 날아간 것에 대해 웃는 얼굴로 "그것도 다 내 복"이라고 말했다.
사실 전날 차일목의 5번타자 출전은 선동열 감독의 갑작스런 타순 변경에 따른 것이었다. 당초 선 감독은 차일목을 6번에, 김원섭을 5번에 배치했다가 오더 교환 직전 두 선수의 타순을 맞바꿨다. 차일목이 적시타 2개를 때려내며 선 감독의 순간적인 판단은 적중하는 듯했지만 아쉽게도 노게임이 선언되며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오랜만에 중심타선에 배치된 기분은 어땠을까. 차일목은 "중심타선에 들어간 것은 올해 처음"이라며 "(중심타선에서) 칠 사람이 정말 없구나 싶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차일목의 말대로 최근 KIA는 이범호와 김상현의 부상 이탈에 최희섭마저 장염 증세를 보이며 클린업 트리오가 모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차일목은 "요즘 감이 좋긴 하다"며 "적극적으로 휘두르고 있는데 감이 안 좋으면 그렇게 방망이가 안 나온다"고 최근 자신의 타격 페이스를 전했다. 차일목은 8월에만 4할6푼7리(30타수 1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6월까지 2할 초반대에 머물던 시즌 타율도 어느새 2할8푼5리까지 끌어올렸다.
중심타선의 붕괴로 난관에 봉착한 KIA. 차일목이 그 대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차일목이 팀의 몇 번째 타순에 배치될 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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