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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은 어떻게 천만 관객의 마음을 훔쳤나?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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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림기자] 최동훈 감독의 신작 '도둑들'이 개봉 22일 만인 15일을 기해 천만 관객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 14일까지 '도둑들'은 975만3천여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의 관객을 모으며 공휴일인 15일을 기해 1천만 돌파를 확실시했다. 올 한국영화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며 지난달 25일 개봉한 '도둑들'은 개봉 22일만에 한국영화로는 역대 6번째로 천만영화 전당에 입성한다.

3년만에 천만영화로 등극한 '도둑들'의 흥행 요인은 무엇일까. 한국영화 멀티 캐스팅 시대를 연 초호화 캐스팅의 힘과 흥행 불패 최동훈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에 힘입어 천만영화의 영예로운 타이틀 거머쥐었다.

◆케이퍼 무비의 달인 최동훈, 검증된 연출력

'도둑들'은 한국형 케이퍼무비의 전형을 표방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쳐 거대한 한 탕을 하기 위해 한·중 도둑들 10인이 모인다는 이야기는 최동훈 감독의 전작 '범죄의 재구성' '타짜'와 닮은 듯 다른 구성으로 구미를 당겼다.

전작들을 통해 세련된 스토리라인, 재치 넘치는 연출로 팬층을 확보했던 최동훈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서도 그만의 그림을 충실히 그려냈다. 최강 도둑들 사이의 눈치 작전이라기에,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과정이 기대보다 치밀하지 못했다는 평도 있지만 그런 지적조차 '도둑들'이 충분히 흥미로운 오락 영화라는 점을 부인하진 못했다.

전선이 얽힌 건물 외벽을 아슬아슬하게 달리던 김윤석의 총격신이나 '여전사 포스'를 물씬 풍긴 전지현의 와이어 액션은 '도둑들'이 선사한 최고의 볼거리였다. 중국 배우 임달화와 김해숙의 최후는 홍콩 느와르를 향한 오마주를 연상시키며 시선을 끌었다. 애절함과 낭만, 판타지를 적절히 뒤섞어 묘한 향수를 자극하는 데 성공한 장면이었다.

극중 전지현이 주로 선보인 통통 튀는 대사들은 개봉 후 연일 화제를 모았다. 가장 큰 웃음을 유발한 '어~마어마한 xx'은 물론, 출소한 김혜수를 발끈하게 만든 '제가 나이 많은 여자랑 잘 맞거든요'라는 대사는 뻔뻔한 예니콜의 성격을 그대로 살린 대사들이었다. 체취를 느끼던 김수현에게 '타고난 살냄새에 남자들이 죽는다'던 그의 모습은 코믹하면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도둑들' 속 전지현은 잘 쓰인 대본, 잘 만들어진 캐릭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대표적인 케이스가 됐다.

'도둑들'을 통해, 최동훈 감독은 천만 관객 감독이라는 영광스런 타이틀을 얻게 됐다. 212만9천358명(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공식통계 기준)을 끌어모은 2004년작 '범죄의 재구성', 684만7천777명을 동원한 2006년작 '타짜', 613만6천928명을 모은 2009년작 '전우치'를 제치고 '도둑들'은 최동훈 감독의 최고 흥행 영화로 등극했다.

◆버릴 것 없는 캐릭터…'믿고 보는' 배우들의 집합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도 '도둑들'의 감출 수 없는 미덕이다. 한국과 중국의 도둑들을 불러모은 작전의 수뇌 마카오박(김윤석 분)은 애초 기대치 못했던 러브라인에서까지 확실한 역할을 하며 극을 이끌었다. 일각에선 '김윤석에게 모두 몰아준 것 아니냐'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로, 그가 연기한 마카오박은 '멋진 남자' 그 자체였다. 팹시(김혜수 분)와 마카오박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던 극의 중·후반부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마카오박과 시종일관 날을 세우며 맞선 뽀빠이(이정재 분)는 비열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마카오박에게 가짜 수염을 지적당하고 종국엔 가짜 다이아몬드를 사수하려다 사고까지 당하는 그는 늘상 '멋진 척'을 내려놓지 않는 도둑이다. 뽀빠이는 의외의 허당기로 폭소를 자아내기도, 얄미운 속임수로 보는 이들의 속을 태우기도 하며 영화의 호흡을 도왔다.

훌륭한 비주얼부터 줄타기에 욕설까지, 예니콜(전지현 분)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첫 에피소드부터 뻔뻔한 언행으로 관객들의 배꼽을 빼놓은 그는 극의 중간 중간 놓칠 수 없는 명장면들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잠파노(김수현 분)의 기습 키스에 대처하던 능청스런 표정, 샤워하던 여성으로 분해 경찰에 포위된 아파트를 능수능란하게 빠져나가던 모습은 예니콜 없는 '도둑들'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들었다.

씹던껌(김해숙 분)과 뜨거운 로맨스를 펼친 중국 도둑 첸(임달화 분)은 낭만과 향수 가득한 홍콩 느와르 장르의 부활을 연상시켰다. 사랑하는 여인을 끌어안고 총격전을 벌이던 그의 모습은 여느 젊은 꽃미남 배우들에 뒤지지 않게 여심을 뒤흔들었다.

희생적인 어머니의 얼굴을 벗고 비로소 여자로 태어난 듯한 김해숙의 연기도 주목할 만했다. 연기력에 있어 논쟁의 여지가 없는 출중한 배우임에도, 김해숙은 그간 중년 여자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정형화된 배역에 묶여 있던 것이 사실. 그러나 '도둑들'의 김해숙은 갑자기 찾아온 로맨스에 설레하고 그와 함께 맞는 최후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랑에 빠진 여자 그 자체였다.

극중 김윤석과 함께 능숙한 중국어를 구사한 오달수는 소심한 도둑 앤드류로 분해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목소리 연기를 펼쳤던 '괴물'에 이어 '도둑들'로 천만 관객 배우에 등극했다.

'도둑들'은 2012년 상반기부터 선방해 온 한국 영화의 '흥행 포텐'을 제대로 터뜨린 영화다. 탄탄한 대본과 몸을 사리지 않은 배우들의 열연이 또 한 편의 천만 관객 영화를 만들어냈다.

지난 7월25일 개봉한 '도둑들'은 개봉 후 연이어 '최단 기간'의 꼬리표를 단 흥행 신기록을 달성하며 상영 중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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