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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송승준 '절박함'으로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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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준기자] "저도 정말 모르겠어요. 올 시즌 들어서 왜 이렇게 맞는지."

롯데 자이언츠 투수 송승준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얘기했다. 그는 올 시즌 들어 유독 상대 타자의 타구에 자주 맞는다.

송승준은 평소 징크스에 시달리거나 미신 등을 잘 믿지 않는다. 그런데 몇 년 전 주변 지인의 소개로 사주를 한 번 본 적이 있긴 하다. 당시 송승준은 "2012년에는 부상을 조심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이후 그 말을 잊고 지냈다. 그런데 올 시즌 타구에 맞는 일이 반복되자 새삼 그 때 들은 사주가 떠올랐다. 송승준은 "주변에서 용하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런데 웃어도 걱정이 드는 건 사실이다. 송승준은 "투구를 하다 보면 정면으로 오는 타구가 있다. 그 전에는 그런 생각이 안 들었는데 올 시즌 들어 하도 맞으니까 솔직히 겁이 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타구에 맞는 것뿐만 아니라 올 시즌엔 계속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왼쪽 고관절 부위는 그를 괴롭혔다. 올스타전에 뽑혔지만 결국 부상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고 2군으로 내려간 적도 있다.

송승준은 14일 현재 6승 9패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는데 올 시즌에는 두 자릿수 패배를 걱정할 상황이다. 선발로 나와 5이닝 이상 잘 던지고도 타선 지원이 없어 승리를 놓친 경우도 올 시즌 유독 많았다.

송승준은 "그렇다고 타자들을 원망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5시즌 연속 10승에 대해선 이제 잊었다"며 "그런 기록에 연연해서 공을 던지진 않겠다"고 했다.

경남중과 경남고를 거치며 최고 기대주로 꼽히던 그는 미국에 진출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 등의 마이너리그를 거치며 굴곡 있는 선수생활을 보냈다. 국내복귀를 선언한 뒤 고향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지난 2007년부터 팀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송승준은 "어떻게 보면 그 때가 더 편하게 공을 던진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당시에는 오직 나를 위해서만 투구했다"며 "그런데 어느덧 나이를 먹었다. 그러니 생각도 바뀌더라"고 했다.

1980년생인 송승준은 롯데 투수들 중 고참 급에 속한다. 이용훈, 정대현, 이정민을 제외하면 그보다 나이가 많은 투수는 없다. 지난 시즌부터 롯데의 뒷문을 든든하게 막고 있는 김사율이 송승준과 동갑이다.

송승준은 "내가 승리투수가 되지 않아도 된다"며 "팀이 치열하게 순위경쟁을 하고 있는데 필요한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롯데 선수들은 다른 팀 선수들과 견주어 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송승준은 이 부분에 대해선 "부산 팬들의 응원과 성원에는 독특한 부분이 있긴 하다"며 "그리고 다른 팀 팬들이 그런 얘기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도 그렇고 선수들 모두 절박하다. 그런 절박함이 없다면 팀이 현재 3위 자리에 있겠나. 벌써 8위를 예약하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롯데 선수들의 근성이 부족한 것이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송승준은 "나부터 마운드에 오르면 절박함을 갖고 던진다"며 "그래야 순위경쟁에 밀리지 않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상대 팀에게 기가 눌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 전날 등판예정이었지만 비가 내리는 바람에 경기가 취소돼 등판이 하루 밀렸다.

송승준은 이날 KIA 타자들에게 매회 안타를 허용했지만 노련함을 앞세워 6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 결국 승리투수가 됐다. 절박함이 만든 호투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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