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형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제가 대신 나가요. 첫 게임은 쭉 잡아왔으니까 이번에도 꼭 이겨야 하는데…"
LG는 14일 잠실 KIA전 선발 투수로 신인 좌완 최성훈(23)을 예고했다. 원래 이승우의 선발 로테이션 차례이지만 그가 지난 8일 잠실 롯데전에서 4.1이닝 6실점의 부진을 보여 김기태 감독은 최성훈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성훈은 45일만에 시즌 6번째 선발 출격한다. 경기고-경희대를 거쳐 2012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6번)로 LG에 지명돼 입단한 최성훈은 작년 가을 일본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에서 김기태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신인치곤 빠른 4월 28일 1군 데뷔전을 치른 그는 5월 2일 한화전에서는 데뷔 두 번째 등판을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돼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 경기 한화 선발은 류현진이었는데 상대 에이스와 맞대결에서 얻어낸 승리라는 점 때문에 한동안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후 최성훈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제구와 침착한 경기운영 능력을 선보이며 총 5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42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7월 1일 SK전에서 5이닝 6피안타 2볼넷 무실점 선발승을 따낸 이후 보직을 바꿔 불펜으로 나서고 있다. 13일 현재 총 26경기 등판해 50이닝을 던져 3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6를 마크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제 볼을 과감하게 던질 줄 알고 일정 수준 이상의 제구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최성훈의 강점. 그러면서 연타 허용 비율이 낮고 사사구도 적은 편이다. 박지훈(KIA, 우완), 한현희(넥센, 사이드암)와 함께 단연 돋보이는 새내기 투수로 거론되고 있다.
"타구가 왼쪽 무릎을 강타하는 순간 멍했어요. 직접 맞아서 큰 부상이다 싶었죠. 스친 게 아니라 정확히 맞았거든요. 다행히 괜찮아요. 운이 좋았어요."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에서 구원투수로 나섰던 그는 부상 위기를 겪었다. 팀이 5-0으로 앞서던 9회 등판한 최성훈은 배영섭과 정형식을 각각 뜬공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다음 타자 이승엽의 날카로운 타구에 무릎을 정통으로 맞아 안타를 허용했다. 통증이 있었지만 그는 제 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겠다는 마음으로 계속 던졌고, 박석민을 볼넷 내보낸 뒤 최형우를 외야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팀 승리를 지켰다.
"투아웃이었고 내가 내보낸 주자니까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경기 종료 후 김기태 감독님이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오늘같이 힘든 상황이 많을 테니 앞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하셨죠."
근성 있는 플레이와 하고자 하는 열정을 높이 산 김기태 감독은 오랜만에 최성훈에게 선발 출격 기회를 선물했다.
"요즘 우리팀 3연전 보면 첫 날 이기고 나머지 이틀을 지고 있잖아요. 출발은 항상 좋은데… 첫 날 경기는 에이스 몫인데 제가 나가게 돼서 사실 좀 부담스러워요. 그래도 지금껏 제가 던지는 날엔 타자들이 잘 쳐주고 수비도 잘 해줬거던요. 저만의 좋은 느낌을 살려 팀원들 믿고 던질래요."
7월 31일 잠실 한화전을 시작으로 넥센-롯데-삼성전에 이르기까지 LG는 홈·원정 가리지 않고 3연전 첫 경기를 잡은 후 내리 2경기를 내주는 묘한 징크스에 빠져 있다. 4강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첫 게임의 중요성을 잘 알면서도 김기태 감독은 신인 최성훈을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과연 4번의 시리즈 연속 이어온 '첫 게임=승' 공식을 신예 최성훈도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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