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 레슬링의 '기대주'다운 활약이었다.
김현우(24, 삼성생명)가 8년 동안 끊겼던 한국 레슬링의 금맥을 캐냈다. 패기를 앞세워 신들린 듯이 상대 선수들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우는 8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6㎏ 이하급 결승전에서 타마스 로린츠(헝가리)에 2-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정지현 이후 8년 만의 금메달이다. 2008 베이징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노골드'의 충격을 씻어낸 멋진 경기였다.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레슬링협회는 김현우를 메달권 진입 후보로 주저 없이 꼽았다. 2010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 2011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점이 그랬다.
대회 전 방대두 감독은 "김현우는 욕심이 있는 아이다. 승리욕이 강해 한 번 이기면 분위기를 탄다. 예의도 바르고 잘 생겼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만 지우면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방 감독의 기대대로 김현우는 센스 있는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무조건 부딪히던 과거의 기억을 지웠다. 체력을 앞세워 그라운드 기술에서 상대를 과감하게 들어 돌리며 큰 점수를 쌓는 등 순간적인 판단으로 흐름을 가져왔다.
엄청난 체력 훈련의 성과도 나타났다. '파테르' 자세에서 수비자가 됐을 때 상대의 공격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바닥에 몸을 완전히 밀착하고 좌우로 움직이며 빠져나가는 능력은 대단했다. 두 시간 사이에 벌어진 32강~4강을 힘있게 소화하며 무한 체력을 과시했다.
초등학교 때 유도를 배웠던 김현우는 중학교 때 태권도 선수였던 형을 구경하러 갔다가 레슬링 코치의 시선에 걸려 레슬링에 입문했다. 유도에서 배운 기술을 레슬링에서 응용했고 곧바로 전국구 스타로 부상했다. 대학 때까지 1등을 놓치지 않은 실력자였다.
그의 런던 목표는 '오직 금메달'이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가 웃는 꿈을 한 번 꿔봤을 정도로 금메달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죽을 때까지 매트 위에서 굴렀던 성과를 낸 김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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