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아시아의 호랑이'가 된 한국 축구는 과거 '안방 강자'로 불렸다. 아무리 잘해도 밖으로 나가면 우물안 개구리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국제축구의 흐름에서는 주변국 신세였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아쉽게 조별리그에 탈락하고 돌아오면 상대의 수준이 높았다거나 예상보다 체격이 좋아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는 안타까운 소감을 전하고는 했다.
월드컵이 아닌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의 이름값에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가장 최근인 2008 베이징올림픽 때도 그랬다. 겨뤄볼 만했던 온두라스를 제외한 카메룬과 이탈리아의 명성에 기가 눌렸고 1무1패를 기록했다. 안정지향적인 전술을 펼치다 승리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26일 오후(한국 시간)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멕시코와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B조 1차전을 시작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뛰게 되는 홍명보호는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호는 중앙수비수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 장현수(FC도쿄)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미드필더 한국영(쇼난 벨마레)도 멕시코전을 눈앞에 두고 역시 부상으로 아쉽게 짐을 쌌다.
부상 이탈자가 잇따랐지만 '팀 스피리트'로 뭉친 한국 대표팀은 흔들리지 않는다. 홍명보 감독이 준비해온 메뉴얼대로 움직이며 승리를 위한 로드맵을 정확히 따라가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일전이 될 멕시코와 첫 경기의 줄기는 역시 척추가 잡는다. 김영권(광저우 헝다)이 중앙 수비로 뼈대를 잡고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셀틱)이 처진 공격수 겸 미드필더로 나설 구자철(아우쿠스부르크)에게 지원 사격을 한다. 최종 마무리는 원톱 박주영(아스널)이다.
특히 유럽무대에서 다양한 경기를 치렀던 기성용과 구자철이 맥을 잘 짚어야 한다. A대표팀 경력까지 있는 이들이 중앙에서 상대의 혼을 빼며 공수의 균형추 역할을 해준다면 승산은 충분히 있다.
중앙에서 중심을 잡으면 전체적인 균형도 흔들리지 않는다. 멕시코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잔패스에 기반을 두고 집요하게 측면을 파고들며 허점을 노리는 스타일을 보여줬다. 일본은 당황하지 않고 대형을 유지했다. 한국은 3-0으로 승리했던 세네갈과 평가전처럼 플레이에 일관성을 보여준다면 얼마든지 승리를 낚아챌 수 있다. 멕시코와 역대 전적에서 2승3무1패로 근소하게나마 우세를 보여온 것도 홍명보호의 자신감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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