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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달화 "韓스태프 열정 놀라워, 처우도 개선되길…"(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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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화기자] 홍콩 느와르의 주역 임달화가 처음으로 출연한 한국영화를 들고 우리나라를 찾았다. 임달화는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에서 홍콩팀의 리더 '첸' 역으로 한국영화와 첫 인연을 맺었다.

'첸'은 마카오박(김윤석 분)과 한국 도둑들을 신뢰하지 않으며 무조건 현찰만 챙기겠다는 목표로 프로젝트에 합류한다. 침착하고 차분한 성격의 남자지만 한국의 중년 도둑 '씹던껌'(김해숙 분)과 생의 마지막 로맨스를 불태운다.

임달화는 홍콩 영화계의 거장 두기봉 감독의 '흑사회', '미션', '살파랑', '익사일' 등을 비롯해 '첩혈가두', '황비홍', '첩혈쌍웅2', '엽문' 등 150편이 넘는 액션, 느와르, 예술 영화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홍콩 대표 배우로 각종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남성적이고 선굵은 이미지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평소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임달화는 최동훈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도둑들'에 합류했다. "항상 꿈은 이뤄진다"라는 생각으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다는 임달화는 한국배우 원빈과 박찬욱 감독을 가장 좋아한다며 꼭 함께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번 영화를 함께하며 한국 스태프들의 열정에 놀랐다는 그는 스태프들의 열악한 환경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십시일반으로 개런티를 스태프들에게 조금씩 나눠줬으면 한다"는 소신발언으로 한국 스태프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보였다.

이하 일문일답

-캐스팅은 어떻게 됐나?

"최동훈 감독이 전화가 와서 시나리오를 봐달라고 해서, 받아서 읽었다. 첸과 씹던껌의 멜로가 관객의 애정관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거 같아서 출연하게 됐다. 국적이 다른 로맨스가 흥미로웠다."

-김해숙의 매력, 한국 중년 여성의 매력을 느꼈나?

"너무 요리를 잘했다. 된장찌개를 끓여주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예전에 '툼레이더' 찍을때 안젤리나 졸리는 식당에 가서 함께 먹었는데, 김해숙은 직접 해줘서 너무 좋았다. 사랑이 이렇게 쉬운건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시나리오를 읽고 촬영하면서 키스신에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고 느꼈다. 국적이 다른 사람들의 사랑이 이렇게 흥미롭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하주차장 총격신에서 첸이 씹던껌을 보호하는데,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총을 한방이라도 맞아줄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사랑하는 남자가 여자를 보호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겠나. 다른 영화를 보면 남자가 여자를 한곳에 피신시키고 액션을 하는데, 이번에는 여자를 안고 하는 로맨스가 담긴 액션을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를 다 봤는지?

"어제 봤다. 자막은 없었지만, 드라마와 감정적인 것이 잘 와닿아서 재밌게 봤다. 최동훈 감독이 인물, 성격, 캐릭터를 잘 잡아준 것 같다."

-한국배우들과의 작업은 어땠나?

"한국배우들과의 작업 자체가 재미있었다. 현장에서 농담도 많이 하고, 비록 한국어, 중국어가 잘 통하지는 않았지만 다들 훌륭한 배우였고, 마음으로 소통해서 너무 즐거웠다."

-한국배우들의 장점은 무엇인가?

"너무 프로페셔널하다. 깜짝 놀랄 정도였다. 전지현만큼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수 있는 홍콩 배우를 본적이 없다. 마카오박이 대역 없이 액션을 하는 것을 보고, 김윤석은 정말 훌륭한 배우구나 하고 느꼈다. 두달 전에 와이어 액션을 했는데, 대역을 안쓰고 했다. 내 아내는 내가 연기하는 걸 보고 혼냈는데, 김윤석은 아내에게 안 혼났는지 모르겠다. 갓 결혼한 전지현씨 남편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전지현도 섹시 아이콘인데 그렇게 훌륭하게 하는 걸 보면 대단한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첸이 제일 좋다."

-홍콩 느와르 전성시대의 장면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는데, 다시 한번 그런 연기를 한 느낌은?

"색다른 느낌의 느와르인 것 같다. 예전에는 홍콩여자와 느와르였다면, 이번에는 한국여자와의 로맨스가 좀 다르다. 국적이 다른 두 사람의 로맨스가 너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생활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아서 색달랐다. 생활에서 리얼한 것을 추구하는데, 김해숙이 된장찌개를 만들어주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더 생활에 가까운 로맨스를 만들어낼지 고민했다. 예를 들자면 첸과 씹던껌이 나비처럼 그렇게 지내다 새로운 세계로 가버렸는데, 이런 로맨스가 물리적인 시간이 일주일밖에 안되서 더 애틋함이 묻어난 것 같다."

-두기봉 감독의 영화로 잘 알려져 있는데, 로맨스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나?

"최동훈 감독의 전작을 보고 그것에 대한 욕심이 컸다. 첸과 씹던껌의 로맨스를 잘 그려내는 것이 어렵다는 걸 알고 그것에 대한 도전의식이 생겼고, 국적이 다른 사람들의 로맨스가 별로 없다는 것이 더 끌렸다. 두기봉 감독은 시나리오 자체가 없고 최동훈 감독은 디테일한 것을 배우와 자주 의논한다. 공통점은 두 감독 모두 배우가 그 인물을 마음으로 연기해주길 바라는 것 같다. 씹던껌과의 키스신, 10년치 일을 합시다라는 대사, 주차장 총격신에서 첸이 씹던껌을 안고 있는 상태로 총격신을 벌이는 것 등 세가지가 첸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 같다."

-실제 아내에게는 어떤 남자인가.

"생활 스타일이 우리 둘 다 심플하다. 예전부터 안 바뀐 것은 아내와 쇼핑을 하면서 물건은 내가 직접 든다는 거다. 지난번에 아내와 쇼핑을 하러 왔는데, 모자를 많이 사서 그것을 다 호텔에 넣어놓고 다시 쇼핑을 갔다. 남자는 여자의 쇼핑을 최대한 도와주는 것이 좋다."

-한국 제작진과 작업하며 충격을 느낀 적은 없나?

"한국 스태프들이 너무 고생을 많이 한다. 홍콩은 촬영 시간이 정해져 있고 시간을 넘기면 추가급여를 주는데, 한국에는 없다고 들어서 너무 놀랐다. 현장에서 서로 격려하며 즐겁게 촬영했다. 한국 스태프들이 고생을 많이 하니까 도움을 많이 주고 격려하며 촬영했으면 좋겠다. 그런 현장에서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배우로서 행복인 것 같다."

-원빈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너무 좋아하고, 마피아 영화에서 함께 부자역할을 했으면 한다. 아들의 여자친구를 아버지가 뺏는, 칼 액션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젊은 나이대의 배우들 중 아주 훌륭한 배우인 것 같다."

-박찬욱 감독과 작업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아는데?

박찬욱 감독은 아주 상업적이지는 않지만, 늘 새롭고 창의적인 영화를 하는 감독이라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최근 한국영화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아주 국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둑들'도 그렇고. 한국영화는 틀에 박혀 있지 않고 문화에 있어 열려있는 것 같다. 국제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한국 스태프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말을 많이 들었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 할수 있다면 배우들이 개런티를 조금씩 내놓아서 스태프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어떨까 한다. 투자사에서도 도움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인거 같다. 한국스태프들이 너무 고생하는거 같다."

-그런 발언을 하면 한국배우들이 싫어할 것 같다.

"좋은 취지에서 말하는거니까 조금만 미워했으면 한다. 배우들이 조금씩 도와주자는 거니까 좋은 취지로 받아들여줬으면 한다."

-'도둑들'의 홍콩 촬영 당시 장소 섭외 등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내가 홍콩을 잘 알고, 그런 부분들이 한국 분들보다는 내가 말하는 것이 쉽게 풀리는 것 같아서 도울 수 있는 것은 도왔다."

-김해숙과의 애칭은 없나.

"애칭보다는 '사랑해'라고 속삭이는 식으로 친분을 쌓았다."

-항상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것 같은데, 에너지는 어디서 얻나?

"너무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겪어서 지금은 낙관적인 태도를 가지게 됐다. 뭐든지 낙관적인 태도가 나를 그렇게 보이게 하는 것 같다. 열정들이 아직 살아있어서 그것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김윤석과 오달수의 중국어 연기는 어떤가.

"둘 다 훌륭했다. 주연들은 열심히 한 것 같다."

-극중 다이아몬드처럼 훔치고 싶은 것이 있다면?

"2년 전 '타짜'를 보며 김혜수의 아름다운 등을 보고 훔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 출연했으니 다음에는 훔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꿈을 꾼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과 한국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김치를 제일 좋아하고 한강변 근처에 커피숍을 열어보고 싶다. 2층에는 내가 사는 집을 짓고. 땅값이 비싸지만 언젠가 꿈은 이뤄지는거니까. 기회되면 여러분들께도 커피를 대접하고 싶다."

-김수현과 김윤석 등이 홍콩이나 중국 현지에 진출하면 어떨것 같나.

"김수현은 태도가 너무 좋아서 중국에서도 꼭 성공할거다. 김해숙도 드라마가 중국에서 방영되서 인기가 높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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