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제는 끝났다. 이제 성남 일화의 피스컵 보약이 후반기 K리그에 통할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성남은 22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피스컵 수원' 함부르크SV와의 경기에서 아쉽게 0-1로 패했다.
2003년 첫 대회부터 꾸준히 참가해 온 성남 일화는 매번 조별리그 탈락의 운명을 피하지 못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며 나름 의욕을 보였다. 우승 상금이 150만 달러(17억3천만원)나 됐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충분히 선수 두세 명을 영입할 자금이 되기 때문이다.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성남은 10위로 처진 정규리그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힘을 받았다.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8위 대구FC(33점)와는 7점차다.
둘 사이의 격차가 워낙 커서 힘든 후반기가 예상된다. 그러나 성남은 2009년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 열렸던 피스컵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성남은 세비야(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와 겨뤄 무득점에 1무1패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그러나 세계적인 선수들과 뛴 경험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렸다.
26시간의 비행으로 한국에 돌아온 뒤 성남은 전북 현대를 만났다. 입국한 지 하루 조금 넘어 경기를 했는데 놀랍게도 3-1로 이겼다.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면서 9위였던 순위는 리그를 치르면서 4위까지 치솟았고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드라마를 찍었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히려 국내에서 대회를 치렀다는 점에서 리그 적응은 더 용이하다.
새 외국인 선수 레이나가 기존의 에벨톤과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레이나는 화려한 돌파와 킥력으로 에벨찡요의 임대 복귀를 지울만한 기량을 보여줬다. 에벨톤 역시 레이나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영리한 공간 침투를 보여주는 등 능력을 과시했다. 브라질 특유의 개인기까지 모든 것을 갖췄다.
이 외에도 브라질에서 영입한 자엘이 기다리고 있다. 자엘은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는다. 요반치치를 중국 톈진으로 5개월 임대 보낸 성남 입장에서는 천군만마와 같은 영입이다. 2009년 바히아에서 데뷔해 성남 입단 전까지 106경기에서 43골을 넣었다.
피스컵 보약을 먹은 성남은 25일 13경기 무패중인 1위 전북과 23라운드를 치른다. 묘하게도 2009년과 너무 닮았다. 피스컵 효과가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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