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5이닝 정도 생각하고 있다."
LG 트윈스 김기태 감독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발 주키치의 투구수에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5이닝 정도 던지게 한 뒤 교체해 주겠다는 계획이었다.
김 감독의 계획은 이틀 전 17일 주키치의 불펜 등판을 강행해 팀의 7연패를 끊어냈던 데 따른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이날 다시 선발 등판시켰지만 에이스를 보호해줘야 했던 것이다. 17일 경기 당시 주키치는 중간계투로 2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3-1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올 시즌 첫 불펜 등판이었다.
그런 주키치가 하루 휴식 후 곧바로 선발로 나섰으니 어찌보면 보호해 주는 것이 당연했다. 김 감독은 "사실 조금 무리이긴 하다"며 "그래도 오늘 등판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줄 것"이라며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잡아내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뜻을 피력했다.
주키치도 4회까지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주무기인 커터가 위력을 발휘해 안타 2개만을 내줬고 삼진도 3개나 잡아냈다. 팀 타선도 2회말과 4회말 한 점씩을 뽑아내며 주키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러나 주키치는 김 감독이 말했던 5이닝의 벽을 넘지 못했다. 5회초 집중타를 허용하며 무너지고 만 것이다. 선두타자 김강민의 좌전안타를 시작으로 5회초에만 안타 5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4실점, 2-4 역전을 허용했다.
공이 높게 제구되며 난타를 피할 수 없었다. 차명석 투수코치는 1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가며 주키치의 상태를 확인했으나 투수 교체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이후 주키치가 연속타를 두들겨 맞아 결과적으로 투수교체 타이밍을 놓친 셈이 됐다.
결국 LG는 2-8 패배를 당하며 씁쓸하게 전반기를 마감했다. 목표였던 3연승도 수포로 돌아갔고, 34승 2무 42패를 기록하며 승패 차가 다시 '-8'까지 벌어졌다. 이날 주키치의 성적은 4.1이닝 7피안타 1볼넷 4실점.
주키치는 이날 등판으로 일주일 동안 3차례 마운드에 오르는 강행군을 펼쳤다. 지난 13일 넥센전에 선발로 등판해 2.2이닝(5실점), 나흘 뒤인 17일 SK전에 불펜 등판해 2이닝(무실점), 그리고 이날 다시 선발로 나서 4.1이닝(4실점)을 소화했다. 3경기에서 투구수는 48-34-74개였다.
'무리수'까지는 아니었다. 후반기 대반격을 위해서는 던져볼 만한 카드였다. 성공도 눈앞까지 왔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4회까지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기 때문에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 주키치의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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