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내년 프로 2부리그 참가를 목표로 창단 작업을 준비했던 안양시민프로축구단(가칭)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안양시 의회는 지난 16일 자정까지 제188회 정례회 본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전체 의원 22명 중 민주통합당 10명과 무소속인 박현배 의장이 출석했지만 의결정족수인 12명에 1명이 부족해 예산안 처리 시한을 또 다시 넘겼다.
시 의회의 양 축인 새누리당과 민주당 시의원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시 의회는 시민프로축구단 창단 예산 3억원이 포함된 1차 추경예산 763억원 처리를 놓고 물밑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창단 준비금을 포함한 예산이 집행되지 못했다.
희망이 보였던 안양 시민구단 창단도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당초 안양시는 제187회 임시회(5월30일~6월12일)에서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원구성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면서 상임위원회조차 구성되지 못했다.
의회 구도도 변화가 있었다. 당초 창단에 찬성하는 민주당 의원(11명)과 반대하는 새누리당(9명), 통합진보당(1명), 무소속(1명) 의원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 1명이 추가로 탈당해 무소속이 2명으로 늘었다.
창단 준비위원회와 안양시 비전기획단은 지난달 26일 공청회를 열고 창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대 측인 새누리당 의원 1명도 참석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엿보였지만 이번 정례회가 표류됨으로써 시민구단 창단 추진은 답답한 상황에 놓였다.
창단 준비위 관계자들과 일부 팬들은 시의회 방청석에서 자정까지 기다렸지만 파행을 지켜보며 쓴맛만 삼켰다.
안양시 의회 임시회는 오는 9월 5일로 예정됐다. 프로축구연맹이 사실상 창단 작업의 최종 시한으로 규정한 8월 중순까지는 법인 등록이 이뤄져야 해 난감한 상황이다. 이후 감독 및 코칭스태프, 구단 사무국 구성 등도 이어져야 한다.
작은 희망은 있다. 오는 26~27일 사이 원포인트 임시회가 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극한 대립에 부담을 느낀 양측에서 추경예산이라도 처리를 하자는 공감대가 물밑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양시 김진호 비전기획팀장은 "9월 임시회 전에 원포인트 임시회가 열릴 분위기다. 시민단체나 시 노조의 압박도 거세다"라며 "원포인트 임시회 전에 반대 측 의원들과 간담회를 추진중이다. 공청회 당시 간략하게 설명했던 용역 업체의 진단 결과를 가감없이 전달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시 의회가 서로 절충안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시민들의 기대감이 큰 만큼 잘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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