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화려한 경력과 관록은 그저 생기는 것이 아니었다. 팀 '맏형' 박찬호가 한화를 기나긴 연패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한화는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SK와 시즌 10차전에서 박찬호의 6이닝 2실점 호투와 김태균의 홈런 및 결승타에 힘입어 4-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 6월24일 두산전부터 이어져온 8연패 터널을 탈출했다.
SK는 모처럼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 호투한 송은범이 만들어놓은 리드를 불펜이 지켜내지 못하고 재역전패를 당했다. 6연패 늪에 빠진 SK는 공동4위에서 5위로 떨어져 암울한 시기를 맞고 있다. 이전까지 상대전적에서 8승 1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던 최하위 한화를 상대로 연패를 끊지 못해 더욱 속이 쓰린 SK다.
이틀 동안 우천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만난 양 팀은 나란히 긴 연패 중이어서 필승의 각오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비 덕(?)을 본 팀은 한화였다.
지난달 28일 롯데전 5이닝 피칭 후 9일만에 선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체력을 충전한 듯 호투를 해줬고, 장맛비 속에서도 주포 김태균의 방망이는 잘 달궈져 있었다.
한화는 2회말 선취점을 냈다. 김태균이 송은범의 3구째를 받아쳐 좌월 솔로홈런을 쏘아올린 것. 시즌 10호.
SK는 4회초 동점, 6회초 역전을 일궈냈다. 4회엔 박정권의 2루타 후 조인성이 동점 적시타를 날렸고 6회초엔 최정이 역전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홈런 선두 강정호(넥센)를 추격하는 18호포.
한화는 1-2로 역전 당했지만 6회말 곧바로 재역전에 성공해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켜준 박찬호에게 승리투수를 안겨줬다. 5회까지 1실점 호투한 송은범에 눌리던 한화 타선은 6회말 이재영이 구원 등판하자 힘을 내기 시작했다. 1사 후 오선진의 안타와 최진행의 2루타가 이어지며 가볍게 동점을 만들었고, 김태균이 좌전 적시타로 다시 리드점을 뽑았다. 김태균이 폭투로 2루까지 가고 투아웃이 된 다음엔 이대수가 또 중견수 옆 적시타를 날려 4-2를 만들었다.
박찬호는 6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5안타(1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하는 퀄리티스타트로 책임을 다하고 시즌 4승(5패)을 수확했다.
6회말 리드를 잡자 한화는 7회부터 불펜을 가동해 승리를 지켜냈다. 송창식(0.2이닝)-박정진(1이닝)-안승민(1이닝)-바티스타(0.1이닝)가 이어던지며 무실점 계투해 팀 연패 탈출과 박찬호의 승리를 도왔다. 김태균은 홈런과 결승타 등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공격의 중심임을 입증했다.
5월 18일 역시 대전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한 후 50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오른 SK는 송은범은 2-1 리드 상황에서 물러났으나 구원 실패로 애석하게 승리를 놓쳤다. 0.2이닝 3실점한 이재영이 패전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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