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02년 6월14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는 2002 한·일 월드컵 D조 조별예선 3차전 한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펼쳐졌다.
당시 한국은 예선 1승1무를 기록하고 있었다.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이 결정되는 중요한 한판이었다. 세계적 강호 포르투갈. 모두가 포르투갈의 우세를 예상했지만 한국의 투지는 빛났다. 그 중심에는 박지성이 있었다.
팽팽한 경기는 후반 25분 깨졌다. 아크 왼쪽에서 이영표가 크로스를 올리자 박지성은 가슴으로 받은 후 환상적인 볼트래핑으로 수비수를 제쳤다. 그리고 그대로 왼발 슈팅으로 연결시켰다. 공은 시원하게 포르투갈 골망을 갈랐다. 한국의 결승골이었다.
박지성은 골을 넣은 후 세리머니를 펼쳤다. 2002 월드컵 세리머니 중 최고의 세리머니로 꼽히는 바로 그 유명한 장면이 나오는 순간이다. 박지성은 골을 넣은 후 전력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향해 질주했다. 히딩크 감독은 팔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박지성은 마치 자랑스런 아들이 아버지의 품에 안기는 것처럼 히딩크 감독 품으로 들어갔다. 2002 월드컵 최고의 장면 중 하나다.
10년이 지난 2012년 7월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는 10년 전 그 장면과 똑같은 장면이 등장했다. 2002 월드컵 멤버들과 2012 올스타가 K리그 올스타전을 펼친 바로 그 장소에서 말이다.
전반 30분. 1-3으로 뒤지고 있던 팀 2002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주인공은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은 설기현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가볍게 골을 성공시켰다. 우리에게 익숙해져버린 백넘버 7번의 박지성이 아닌, 10년 전 월드컵 때의 등번호였던 21번 박지성이었다. 이후 모두가 기다렸고 모두가 예상했던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을 쳐다봤고 히딩크 감독을 향해 전력 질주했다. 그리고 10년 전 그 때처럼 히딩크 감독 품에 멋지게 안겼다.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실제 눈 앞에서 펼쳐지니 전율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팬들은 2002년 그 때처럼 열광했고 선수들도 함께 기뻐했다.
꼭 10년 만이었다. 10년 만에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의 포옹을 다시 볼 수 있었다.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의 포옹은 단순한 세리머니가 아니다. 2002년의 감동과 희열을 모두 품고 있는 최고의 장면이다. 그 장면을 다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영광이자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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