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박찬호(39, 한화)와 김병현(33, 넥센)의 빅매치가 성사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최다승(통산 124승) 기록을 세운 박찬호와 '특급 잠수함' 김병현의 국내 무대 진출로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는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역대 최소경기 400만 관중을 넘어섰고, 이러한 추세라면 800만 관중도 가능한 상황이다.
프로야구 중흥의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박찬호와 김병현 국내 복귀 효과는 특별하다. 박찬호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는 연일 매진사례다. '코리안 특급'의 투구를 국내 야구팬들이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다. 넥센의 선전과 맞물려 김병현 효과도 배가되고 있다.
학수고대하던 무대가 드디어 만들어졌다. 박찬호와 김병현이 5일 목동구장에서 선발로 맞붙는다.
박찬호는 올 시즌 13경기서 3승 5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선발 등판했으나 최하위로 처진 팀 성적 때문에 다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장기간의 실전 공백을 딛고 5월부터 1군에 합류한 김병현은 7경기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하고 있다. 첫 등판이던 5월 8일 불펜투수로 나선 이후 선발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연패를 당하다 최근 2경기서 연달아 승리를 따내 컨디션이 좋다.
둘의 선발 맞대결은 사상 처음이다. 메이저리그 시절 두 차례나 같은 경기에 나선 적이 있지만 보직이 달랐다. 두 차례 만남 당시 박찬호와 김병현 모두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둘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최하위 한화는 8연패에 빠져있다. 치열한 중위권 경쟁에서도 멀찍이 물러나 있다. 박찬호는 팀의 상징적인 존재이자 맏형으로서 우선 연패부터 끊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김병현은 팀의 연승을 이어가야 한다. 넥센은 최근 2연승을 달리며 공동 4위를 기록하고 있다. 3위 두산과는 반경기 차. 김병현의 활약에 따라 순위 상승도 노려볼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하늘'이다. 5일 오전 기상청 발표로는 서울 양천구 목동 지역에 정오부터 오후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강수 확률은 90%다. 한국야구가 낳은 걸출한 두 스타의 맞대결 성사 여부는 하늘에 달린 셈이다. 만약 이날 한화-넥센전이 우천 취소된다면 미뤄진 둘의 선발 맞대결이 언제 다시 성사될 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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