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빅보이' 이대호(30, 오릭스)가 일본 무대에서의 트리플 크라운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대호는 6월30일 교세라돔에서 열린 지바 롯데와의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하며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8경기 연속 안타는 일본 진출 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
안타는 물론 타점 생산 페이스가 가파르다. 이대호는 교류전(인터리그)을 마치고 리그전이 재개된 이후 9경기에서 8타점을 추가했다. 거의 한 경기당 타점 1개씩 올리는 페이스. 결국 44타점 째를 기록한 이대호는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와 함께 퍼시픽리그 타점 부문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6월말 현재 이대호는 퍼시픽리그 홈런 2위(11개), 타점 공동 1위, 타격 6위(2할9푼8리)에 올라 있다. 타격의 주요 세 부문인 홈런-타점-타율 타이틀 동시 석권을 뜻하는 '트리플 크라운'에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성적이다. 홈런이 지난 6월14일 요코하마전 이후 11경기 째 터지지 않고 있지만 선두 나카무라와는 2개 차이에 불과하다.
타율 역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역전 가능성이 남아 있다. 퍼시픽리그 타격 1위는 다나카 겐스케(니혼햄)로 3할3푼2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3푼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이대호 역시 8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3할 타율을 눈앞에 두는 등 타격감에 물이 올라 있는 상태다.
또 하나 희망적인 요소가 있다. 바로 홈런-타점 부문 강력한 경쟁자였던 나카무라가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카무라는 수비 도중 왼쪽 견갑골 근육 손상이라는 생소한 부상으로 지난 6월14일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복귀 시점조차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대호는 한국에서는 이미 두 차례(2006년, 2010년)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바 있다. 한국에서 보여준 기량이 일본 무대에서도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 셈. 역대 일본 무대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 가운데 트리플 크라운은커녕 개인 타이틀을 따낸 선수도 없었다. 그만큼 이대호가 타격 각 부문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다.
올 시즌이 이대호의 일본 데뷔 시즌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부신 성적이다. 모든 것이 새로운 환경이지만 이대호는 단숨에 적응을 끝마친 뒤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고 있다. 아직 시즌은 반이나 남았고, 무수한 변수 또한 기다리고 있겠지만 이대호의 앞날이 밝아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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